[쿠키뉴스] 한전진 기자 =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측 현근택 변호사(전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와 이른바 '소시오패스' 설전을 벌인 것을 두고, 원 전 지사는 "아내의 명예도 못 지키면서 어떻게 대한민국을 지키겠나"라며 "다 같이 정신 감정을 받자"라고 했다.
앞서 원 전 지사의 아내 강윤형씨는 최근 한 언론매체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이재명 후보를 두고 "'야누스의 두 얼굴'이나 '지킬 앤드 하이드'라기보다 소시오패스나 안티 소셜(antisocial, 반사회적)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강씨는 서울대 의대 출신으로 신경정신과 전문의다.
이를 두고 여권 등에선 강씨가 이 후보를 진료도 하지 않은 채 사실상 진단을 내린 것이나 다름없어 적절치 않은 발언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후 원 전 지사와 현 변호사는 23일 MBC 라디오 '정치인싸'에 함께 출연해 강윤형 씨의 발언과 관련한 의견을 나누다 언성을 높이며 말싸움을 벌였다.
현 변호사는 "공직선거법상 후보자 비방, 허위사실 공표 등 저희도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는데 공식 사과를 안 한다고 한다면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고 본다"며 "상대 당 후보에게 ‘소시오패스 기질이 있다’ 얘기하는 건 인신공격이다. 정책을 얘기한 게 아니니 공개적으로 사과를 하시라"고 강조했다.
원 전 지사는 "제가 후보 당사자로서 공식적으로 얘기하면 사과할 일이 아니다"라며 "방송에서 제기된 문제에 대해 견해를 얘기한 건데 맘대로 하라. 사법적으로 허위사실 공표는 후보에만 해당되는 것이다. 명예훼손이 진실에 따른 명예훼손이라면 어떤 형사처벌이든 감내하겠다"고 말했다.
라디오 진행자인 허일후 아나운서는 중재를 시도했고 두 사람의 마이크는 꺼졌다. 하지만 원 전 지사와 현 변호사는 이후에도 서로 큰 소리로 논쟁을 벌였다.
원 전 지사는 같은날 오후 쿠키뉴스의 정치·시사 토크쇼 'K-요정'에 출연해 "(현 변호사가) 제 아내를 건드려 반응이 '무한 리미트'(제한 없이) 나가게 됐다"며 "아내의 명예도 못 지키면서 대통령이 되서 어떻게 대한민국의 자존감을 지키고 국민들의 목숨을 지키고 경제적 이익을 지키겠나"라고 밝혔다.
진료도 없이 진단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는 "환자를 진단할 때는 그 사람의 행동이나 패턴, 가족관계를 보고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재명 후보의 데이터는 평생 진찰을 해온 환자보다도 더 많은 데이터가 온국민에 공개되어 있지 않느냐"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정신과적으로 어떤 증세인지 논쟁이 붙고도 했는데, 문제는 단 한사람도 진단 받은 사람들이 없었다. 이번에 이를 계기로 다들 정신 감정을 받았으면 좋겠다. 나도 받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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