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지방금융지주 3사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순이익 부문에서는 국내 4대 금융그룹의 지표를 뛰어넘는 압도적인 성과를 거뒀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규제를 광범위하게 적용하자 시중은행이 대출문턱을 높였고, 대출 수요가 지방은행으로 몰리면서 ‘역호재’를 맞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BNK, JB, DGB금융지주 3사의 합산 누적 순이익은 1조5733억원으로 집계됐다. 개별 금융지주별로 살펴보면 BNK금융이 7434억원, DGB금융이 4175억원, JB금융이 4124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지난 상반기 JB금융이 DGB금융을 뛰어넘었지만 이번에 다시 DGB금융이 JB금융을 뛰어넘는데 성공했다.
여기에 지방금융지주 3분기 순이익만 살펴보면 4대 시중은행보다 높은 증가세를 기록했다. 3개 지방금융의 3분기 순이익은 모두 548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376억원)과 비교해 62.4% 늘었다. 4대 금융의 지난해 대비 3분기 기준 순이익 증가율인 16.1%에 비해 약 4배 높은 셈이다.
호실적의 뒷배경에는 각 지주사들의 핵심 계열사인 은행들이 있었다. BNK금융 소속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누적 순이익은 각각 3681억원, 2289억원을 기록했으며, DGB대구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9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무려 40.3% 증가했다. JB금융지주의 광주은행과 전남은행은 1633억원, 1195억원의 순이익을 각각 시현했다.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18.6%, 31.7%씩 증가했다.
이같은 지방은행의 실적 향상은 가계대출 총량 관리 규제가 시중은행에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지방은행에 대출 수요가 몰린 영향으로 분석된다. 가계대출 증가추이를 보면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은 3분기 원화대출금 중 가계자금 규모가 지난해 말과 비교해 13.3%, 16.5% 증가했으며, 대구은행은 같은기간 8.2% 증가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올라가며 NIM(순이자마진)도 함께 상승했다. BNK금융의 그룹 NIM은 작년 동기 대비 0.09%p 개선된 1.91%로 나타났고, DGB금융은 0.09%p 상승한 1.95%로 집계됐다. JB금융의 전분기 대비 0.03%p 개선된 경우 2.86%로 집계됐다.
또한 지난해부터 호실적에 기여하던 비은행계열사들의 약진도 이어졌다. BNK금융의 캐피탈 부문은 전년동기 대비 470억원 증가한 1108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다. 투자증권은 IB부문의 수수료수익 및 유가증권 관련 이익 증가로 전년동기 대비 620억원 증가한 981억원의 실적을 달성했다.
DGB금융의 경우 하이투자증권과 DGB캐피탈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51.5%, 117.3% 증가해 1301억원, 615억원이란 호실적을 기록했다. JB금융의 경우 자산운용의 누적 순이익이 59억6000만원을 기록했으며, 캄보디아에 진출한 프놈펜상업은행(PPCBank)도 137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3분기에 시중은행을 뛰어넘는 성장세를 기록한 지방금융지주들은 4분기에도 실적 향상이 기대된다. 특히 지방은행들은 시중은행보다 변동금리 대출 상품을 취급하는 비율이 더 높다. 오는 11월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은 NIM 향상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 여기에 강화된 대출규제로 주요 시중은행들의 가계대출이 전세자금대출을 제외하고 대부분 막혔다. 지방은행으로 수요가 몰리는 현상이 올해 말 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은행권 관계자는 “현재 4대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대출규제가 강하게 조여지는 만큼 상대적으로 지방은행들은 규제 여파가 덜한 편”이라며 “특히 올해 말까지 대출 여력이 없는 시중은행들보다 영업의 운신이 자유로운 만큼 연말 실적 향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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