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삼국지’가 올해 하반기 시작된 가운데 각 인터넷전문은행들이 3분기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케이뱅크는 올해 흑자 전환에 성공하는 쾌거를 거뒀지만, 호기롭게 출발한 토스뱅크는 가계대출 규제라는 난관에 부딪치며 대출 영업 중단이란 시련을 겪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3분기 16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케이뱅크는 지난 2분기 39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출범 이후 최초의 흑자를 거두는데 성공했다. 여기에 3분기 순이익을 합치면 1분기 123억원의 적자가 상쇄된다. 종합하면 2021년 케이뱅크는 그간 적자를 이어오다 연간 누적 순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한 셈이다.
케이뱅크의 성공 요인은 대출과 예금이 함께 증가한데 이어 ‘업비트’ 효과로 인한 신규고객 증가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케이뱅크의 고객수는 지난해 말 219만명에서 올 3분기 말 기준 660만명으로 늘어났다. 1년도 안되는 시간 약 440만명의 고객이 증가한 것. 고객이 늘어나면서 여수신 규모도 크게 늘었다. 9월말 기준 수신과 여신은 12조3100억원, 6조1800억원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각각 8조5100억원, 3조1900억원 증가했다.
여수신 증가는 예대마진 상승세으로 이어졌다. 3분기 예대마진은 1분기 대비 0.24%p 높아졌다. 이에 따라 3분기 순이자이익은 50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3억원)의 약 5배, 직전 분기 대비 23%나 증가했다.
카카오뱅크는 이번 3분기도 흑자를 기록했다. 카카오뱅크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전년동기 두배 수준(95.6%)인 1679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3분기 자체만 놓고 보면 25% 감소한 520억원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뱅크도 케이뱅크와 비슷하게 대출 수요 증가 및 예대마진 차이 증가가 실적 향상으로 직결됐다. 3분기 누적 이자수익은 5485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23.6% 증가했으며, 같은기간 수수료이익(1226억원)과 플랫폼이익(693억원)도 각각 11.5%, 109.2% 늘었다.
수신 잔액은 전년말 대비 5조5252억원 불어난 29조645억원으로 저원가성 예금이 57%를 차지했다. 여신 잔액은 같은 기간 20조3133억원에서 25조385억원으로 증가했다. 고신용대출 잔액 감소에도 중저신용대출 및 전월세보증금 대출이 증가세를 주도했다는 것이 카카오뱅크의 설명이다.
토스뱅크의 경우 지난달 5일 출범한 이후 약 한 달이 지난 상황이다. 출범 당시 연 2% 금리를 조건 없이 제공하는 수시입출금통장 ‘토스뱅크 통장’과 파격적인 저금리·높은 한도를 내세운 신용대출 상품을 통해 이슈몰이를 한 바 있다.
하지만 토스뱅크는 출범 10일만에 대출 한도가 모두 소진되면서 신규 대출 영업을 중단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규제를 위해 토스뱅크 몫으로 배정한 5000억원의 한도가 모두 소진됐기 때문이다. 토스뱅크는 내년 1월 신규 영업을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토스뱅크의 저력은 여전히 남아있다. 대출 영업이 불과 10일 정도에 그쳤지만 해당 기간 토스뱅크는 전체 대출의 30% 이상을 중금리대출로 실행했다. 평균 금리는 7%대로 은행권 한도인 10% 이하보다 낮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토스뱅크는 지난달 25일 이사회를 열고 총 3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결의했다. 유상증자가 이뤄지면 토스뱅크의 수신액 규모는 대폭 늘어나게 된다. 수신액이 늘어나는 만큼 대출 가능 범위도 넓어질 예정이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