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반암리 청자요지, 전라북도 기념물 지정예고

고창 반암리 청자요지, 전라북도 기념물 지정예고

벽돌가마·진흙가마·건물지 등 중첩된 아파트형 가마터

기사승인 2021-11-12 13:47:46

전북 고창군은 ‘반암리 청자요지’가 제10차 전라북도 문화재위원회 지정 심의결과, 도지정문화재(기념물)로 지정 예고됐다고 12일 밝혔다.

고창군 반암리 탑정마을 일원에 위치한 청자요지는 지난해 문화재청 긴급발굴조사와 올해 고창군 학술발굴조사를 통해 국내 청자의 도입과 변화과정을 엿볼 수 있는 초기청자가마터로 평가받아 전북도 문화재 기념물로 지정 예고됐다. 

초기청자가마로 보존 상태가 매우 양호해 10세기 후반부터 11세 후반까지 운영된 것으로 추정되며, 벽돌가마에서 진흙가마로의 변화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대형 건물지도 확인돼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유적으로 고고·역사적·학술적 가치를 높이 평가받고 있다.

유적은 현재까지 발굴조사 결과, 크게 3기의 퇴적구릉과 벽돌가마 1기, 진흙가마 6기, 건물지 5기, 수혈 2기 등이 중첩된 것으로 밝혀졌다.

벽돌가마는 잔존상태가 양호하고 가마 길이는 40m 내외로 추정되며, 너비는 2.7m, 바닥경사도는 10° 내외 규모, 3회 정도 개축해 운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벽돌가마(1호) 위로 중형의 진흙가마(2호)가 축조됐고, 그 위쪽으로 소형의 진흙가마(3~5호)가 순차적으로 축조되는 아파트형 구조를 보였다. 가마는 길이(10~12m)와 너비(1.5~1.9m), 석재 화구(火口) 등 규모와 구조에서 모두 유사한 형태를 보였다. 

벽돌가마와 진흙가마가 순차적으로 축조돼 초기 청자가마의 변화과정을 규명할 수 있는 특징으로 우리나라 도자사 연구에 있어 중요한 유적으로 평가받았다.
 
건물지는 31m에 달하는 대형 건물지가 확인됐고, ‘◯坪’, ‘◯◯二月卄日’, ‘官◯車◯’ 등의 명문 기와 등도 출토돼 청자 생산을 관리하고 선별하는 관청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유물은 해무리굽의 초기청자편과 갑발(匣鉢) 등이 출토됐고, 갑발 바닥과 옆면에서는 특수한 문양이 확인돼 주목을 받았다. 갑발은 불길과 재 등이 청자에 직접 닿지 않도록 청자 위에 씌우기 위해 점토로 만든 그릇을 말한다. 

유기상 고창군수는 “반암리 청자요지의 전북도 기념물 지정은 용계리 청자요지와 함께 고창이 우리나라 초기청자 발생지이자 메카로 인정받은 것이다”며 “유적의 보존관리와 함께 체계적인 발굴조사 등을 통해 국가지정문화재인 사적 승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고창=김영재 기자 jump0220@kukinews.com
김영재 기자
jump022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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