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역대급 호재’에도…외국계은행, 아쉬운 3분기 실적

금융권 ‘역대급 호재’에도…외국계은행, 아쉬운 3분기 실적

SC제일은행 당기순이익 전년比 88배 증가…씨티는 71.1%↓

기사승인 2021-11-18 06:10:01
사진=각사

금융사들이 올해 코로나19 ‘특수’로 역대급 실적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 두 곳은 각각 다른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특히 씨티은행의 경우 기업금융만 집중하겠다고 천명했지만 정작 기업금융 부문의 실적이 감소하면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은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71.1% 감소한 205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외국계은행인 SC제일은행은 79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전년동기 대비 88배 증가한 성과를 거둬들였다.

성적표의 성패는 ‘소매금융’이 판가름했다. 가계대출 잔액이 늘어나면 은행의 이자이익이 증가한다. SC제일은행은 올해 3분기 가계자금대출 잔액이 34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7.84% 늘었다. 올해 3분기까지 이자이익으로 전년동기 대비 3.89% 증가한 7428억원을 시현했다.

반면 씨티은행은 같은기간 0.8% 감소한 12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초 씨티그룹이 한국씨티은행 소매금융 철수를 공식화하면서 소매금융 영업이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씨티은행 소매금융 부문에 같이 포함된 신용카드 부문도 1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7.46% 감소했다. 이처럼 소매금융 부문이 감소하면서 이자이익도 전년동기 대비 9.8% 감소한 6067억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씨티은행이 주력하겠다는 ‘기업금융’ 부문의 부진도 뼈아프다. 기업금융 부문의 3분기 순이익은 1071억원으로 1년 전보다 31.3% 감소했다. 순이자이익은 15.2%, 순비이자이익은 18.6% 감소했다. 반면 SC제일은행은 같은 기간 48% 성장해 2410억원이란 성적표를 거둬들인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이에 대해 씨티은행은 “저금리 환경에 따른 순이자이익 감소, 대출채권 매각이익과 국공채 매각이익 감소 등의 영향을 받았다”며 “임금 상승에 따라 인건비 등의 비용도 요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더욱 문제가 되는 사항은 씨티은행이 현재 소매금융 철수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달 초 씨티은행은 희망퇴직 신청을 접수했다. 이에 전체 3400명의 임직원 중 약 2300명이 희망퇴직 의사를 밝힌 상황. 씨티그룹은 한국에서 소비자금융 부문의 철수에 따라 12억~15억달러(1조4191억원~1조7739억원)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철수에 들어가는 비용은 세 차례에 걸쳐 인식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은 각각 다른 방법의 ‘돌파구’를 찾겠다는 계획이다. 먼저 씨티은행은 기업금융 부문 강화에 매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명순 은행장은 실적발표와 함께 “이번 3분기 실적은 한국씨티은행이 직면한 도전적인 영업 환경이 반영된 결과이지만, 국제무역 증가와 글로벌 경기 회복세에 따라 기업금융 비즈니스 부문에서의 고무적인 신호를 감지하고 있다”며 “한국씨티은행은 기업금융 사업 부문에 대한 보다 집중적인 투자를 계속할 것이며, 기업 고객들에게 씨티그룹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최선의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SC제일은행은 WM영업 강화를 천명했다. 오는 2022년 초 SC제일은행은 은행과 증권을 결합한 복합 점포를 열 계획이다. 자회사 SC증권을 통해 은행과 증권 상품을 함께 판매해 WM 범위를 넓힌다는 구상이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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