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기준금리가 현행 0.75%p에서 1.0%p로 0.25% 인상됐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주요 예·적금 상품 금리를 기준금리 인상분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올렸다. 최근 대출금리가 빠르게 상승한 반면 예·적금 금리 인상이 지지부진해 금융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았는데, 이를 해소하기 위함으로 분석된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내 5대 시중은행들이 주요 예·적금 등 수신상품 금리를 최대 0.40%p 인상한다.
먼저 KB국민은행은 국민수퍼정기예금 등 정기예금 및 시장성예금 17종 및 KB두근두근여행적금 등 적립식예금 26종의 금리를 오는 29일부터 최고 0.40%p 인상하기로 했다. 비대면 전용상품인 KB반려행복적금의 경우 3년만기 기준 최고금리가 연 3.10%로 변경되며, KB더블모아 예금은 1년 기준 최고 연 1.80%로 변경된다.
특히 KB국민은행은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관련 우대 상품인 KB가맹점우대적금 및 사업자우대적금의 금리를 최고 0.40%p 인상한다. 이에 따라 3년 만기 KB가맹점우대적금의 경우 최고금리가 종전 연 2.10%에서 연 2.50%로, 사업자우대적금은 종전 연 2.45%에서 연 2.85%로 올라간다.
하나은행은 ‘주거래하나 월복리적금’ 등 5개 상품에 대한 금리를 0.25%~0.4%p 폭에서 상향 조정한다. 하나원큐 적금 금리는 최고 연 2.6%, 하나의 여행적금의 경우 최고 연 2.7%가 된다. 여기에 29일부터 도전365적금을 비롯한 13개 상품에 대한 금리도 0.25%p 올리기로 했다.
우리은행도 26일부터 19개의 정기예금과 28개의 적금 금리, 3개 입출식 통장 상품 금리를 0.25%~0.4%p 인상하기로 했다. ‘우리 Super 정기예금’은 최고 연 1.15%에서 최고 연 1.45%, 우리 Super 주거래 적금은 최고 연 2.55%에서 최고 연 2.80%, 우리 으쓱(ESG) 적금은 최고 연 1.65%에서 최고 연 2.05%로 금리가 각각 조정된다.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은 아직 수신상품 금리인상을 확정하지 못했다. 두 은행들은 다음 주 중 금리 인상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시중은행들의 연이은 수신상품 금리 인상은 갈수록 격차가 커지는 ‘예대금리(예금과 대출금리) 차이’를 낮추기 위함으로 분석된다. 최근 대출금리는 빠르게 상승했던 반면 예금금리는 인상 속도가 더디고 폭이 적다는 비판이 많았기 때문.
여기에 금융당국도 시중은행의 예대금리 차이를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3일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증권회사 최고경영자(CEO)와 간담회 후 “금감원이 금리에 대해 보고 있는 것은 은행의 예대금리 차이”라며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사이 차이가 현재 굉장히 크게 벌어져 있어 그렇게 크게 벌어진 이유가 뭔지를 파악하고 혹시라도 합리적이고 투명한 결정 과정에 문제가 없는지, 문제가 있다면 좀 더 개선의 여지는 없는지를 보려고 생각 중”이라고 간접적으로 경고했다.
다만 좁혀진 예대금리 차이는 다시 벌어질 전망이다. 지난 25일 기준금리 상승 후 수신상품 금리는 조정됐지만, 아직 대출금리는 기준금리 인상분이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오는 2021년 1월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시사된 만큼 대출금리는 더 상승폭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