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숙원’ 우리금융 민영화, 다음 행보는 ‘M&A’

‘23년 숙원’ 우리금융 민영화, 다음 행보는 ‘M&A’

타 금융 비은행계열사 수익 40%…우리금융 18% 육박
내부등급법 승인으로 실탄확보…증권·보험사 인수가능성 ↑

기사승인 2021-11-30 06:10:01
우리은행 제공.

우리금융그룹이 23년간의 숙원인 민영화의 끝단계에 접어들었다. 지분매각 작업이 연내 마무리되면 그간 ‘정부 소유 은행’이란 굴레를 벗어던지고 완전한 민간금융사로 거듭나게 된다. 민영화라는 큰 단계를 넘은 우리금융은 M&A를 통한 비은행계열사 확충에 힘쓸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우리금융지주 잔여지분 매각 낙찰자 결정안’ 의결을 거쳐 낙찰자 5개사를 최종 선정했다. 유진PE는 4%를 낙찰받아 사외이사 추천권도 받았다. 이어 ▲KTB자산운용(2.3%) ▲얼라인파트너스컨소시엄(1%)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1%) ▲우리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1%)도 함께 낙찰자로 선정됐다.

낙찰 결정에 따른 총매각물량은 9.3%에 달한다. 이번 매각으로 공적자금 약 8977억원이 회수될 것으로 예상된다. 매각이 마무리되면 우리금융에 투입된 공적자금 12조8000억원 가운데 12조3000억원을 회수하게 된다. 회수율은 96.6%에 달한다.

우리금융은 지난 1998년 10조원이 넘는 공적자금 투입과 함께 정부소유 은행이라는 굴레를 쓰게 됐다. 하지만 이번 낙찰에 따라 우리금융은 사실상 완전한 민영화 달성에 성공하게 된다.

한 우리은행 직원은 “합병후 우리은행에 입행해 20년 근무한 직원으로 이번 우리금융의 민영화는 남다른 기분이 든다”며 소감을 전달했다.

우리금융이 민영화라는 큰 산을 넘은 만큼, 향후 우리금융은 ‘금융지주’로의 면모를 적극적으로 갖출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내 타 금융지주인 KB, 신한, 하나의 경우 은행부문 수익이 60% 수준이다. 반면 우리금융은 다른 금융그룹과 달리 은행부문 수익이 약 80%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비은행계열사 추가 확보를 공언했다.   우리은행 제공.

따라서 금융권에선 우리금융의 다음 행보가 ‘비은행부문 강화작업’일 것이란 관측을 하고 있다. 사실 이미 우리금융은 손태승 회장의 지휘 아래 비은행 계열사 인수에 박차를 가했다. 우리금융은 동양자산운용과 ABL글로벌자산운용을 인수했다. 여기에 지난해 아주캐피탈(우리금융캐피탈)과 아주저축은행(우리금융저축은행)을 인수했다.

다만 손 회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을 것을 천명했다. 손 회장은 지난달 “그룹 4년 차인 내년에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와 기존 비은행 자회사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추진해 비은행부문을 그룹의 강력한 성장 동력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현재 우리금융이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비은행 금융사는 증권과 보험이다. 우리금융은 국내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증권사와 보험사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은 올해 6월 말 기준 자본금이 21조4000억원이다. 이 중 레버리지 비율 130%를 적용하면 6조2000억원의 출자 여력, ‘실탄’을 확보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민영화 이전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내부등급법 승인을 받으면서 추가 출자 여력도 크게 늘어난 만큼 M&A 시장에 뛰어들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특히 자산운용사와 시너지를 낼 가능성이 높은 증권사 인수를 최우선으로 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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