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돕기 위해 지원됐던 특별대출이 내년 3월로 만기유예가 끝난다. 금융당국은 대출만기 종료로 인한 충격 완화를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소상공인 단체들은 추가적인 대출 연장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고승범 금융위원장 “내년 3월 대출만기 연장 종료”…충격 흡수 조치 연이어 발표
금융권에 따르면 코로나19 특별대출의 만기연장 및 이자 상환유예 조치가 끝난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 3일 취임 100일을 기념해 열린 온라인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부채 문제에 대해 적극 대응해나갈 계획”이라며 “내년 3월에 전 금융권의 대출 만기 연장과 이자 상환 유예 조치가 종료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간 정부 및 금융당국은 지난해 4월부터 전 금융권이 동참했던 중소기업·소상공인 특별대출들에 대해 만기연장 및 이자 상환유예 조치를 진행했다. 당초 만기 연장은 지난 9월말 종료될 예정이었지만 6개월 연장을 통해 내년 3월까지 미뤘다.
정부가 코로나 대출 지원 종료를 3월이라고 공식적으로 못박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만기 연장과 상환 유예 등의 혜택을 받고 있는 건수는 총 60만건으로, 대출 규모는 355조20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정부는 소상공인 대출 연장 종료로 생겨날 충격 흡수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먼저 금융당국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대한 경영·재무 실태 진단에 나선다.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대출자마다 충분한 거치·상환 기간을 주고 재기를 위한 컨설팅 등도 지원할 예정이다.
추가적인 대출도 제공한다. 소상공인 213만명을 대상으로 약 36조원을 투입, 최저 연 1.0% 초저금리 대출을 제공한다는 것. 정부는 손실보상 및 비대상업종 맞춤형 지원 예산 규모를 정부안 상의 8조1000억원에서 10조1000억원으로 2조원 늘렸다. 이를 통해 소상공인 손실보상 하한액을 기존 10만원에서 50만원(분기당)으로 올렸다.
또한 관광·체육·문화, 택시·버스 등 손실보상 비대상업종에 대해선 금융·인력·방역물품, 매출 회복 등 4000억원 상당의 맞춤형 지원방안을 추가한다.
만기연장 종료·추가 대출 공급에 소상공인 “대출 말고 피해보상 필요해”
하지만 소상공인들은 “대출을 또 받으라는 것이냐”며 원성을 높이고 있다. 대출로 버티는 것은 한계점에 도달한 상황에서 추가적인 대출공급은 사실상 큰 효과가 없다는 것.
실제로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들의 대출증가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 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비법인기업(자영업자) 3분기 대출은 직전 분기 대비 11조1000억원 늘어난 429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해당 수치는 코로나19 사태 직격탄을 맞았던 지난해 2분기(21조2000억원) 이후 최대치다. 또한 관련 통계가 있는 2018년 4분기 이후 두 번째로 큰 증가폭이다.
여기에 지난달 1일부로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가 시행됐지만, 최근 신규 확진자 폭증 및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로 다시 매출에 타격을 입고 있다는 것도 소상공인들이 우려하고 있는 점이다.
이미 소상공인들의 경기 전망 회복세는 꺾였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지난달 18~22일 전국 17개 시·도 소상공인 240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소상공인의 12월 전망 경기지수(BSI)는 85.4로 전월 대비 2.2p 하락했다. 지난 9월부터 세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다시 하락세로 전환됐다.
소상공인단체들은 온전한 손실 보상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 3일 논평을 내고 “위축된 사회 분위기로 연말 대목이 실종되는 등 소상공인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인원 제한과 방역패스 적용 확대 등으로 인해 설상가상의 더 큰 매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처지로 내몰리게 됐다”며 “손실보상법에 따라 반드시 이에 상응하는 온전한 손실보상안이 패키지로 수립될 필요가 있다”고 호소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