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재’ 3번 말한 칼 송 사장 “반도체 산업, 정상궤도 돌려놔야”

‘미국 제재’ 3번 말한 칼 송 사장 “반도체 산업, 정상궤도 돌려놔야”

화웨이 ‘지속가능한 공동발전’ 미디어 간담회

기사승인 2021-12-09 11:53:18
칼 송(Karl Song) 화웨이 글로벌 대외협력 및 커뮤니케이션 사장이 8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지속가능한 동반성장: 디지털화, 친환경 그리고 인재' 주제의 행사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한국화웨이
화웨이가 공식석상에서 미국에 쓴 소리를 날렸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난 원인은 ‘미국 제재’라는 지적이다. 화웨이는 반도체 산업을 정상궤도에 다시 앉히려면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고 협력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칼 송 화웨이 사장은 8일 오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지속가능한 공동발전’ 미디어 간담회에서 글로벌 비즈니스 현황과 5가지 핵심 전략 과제를 언급했다. 칼 송 사장은 이 과정에서 ‘미국 제재’를 3차례 언급했다.

칼 송 사장은 “(반도체)공급 연속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미국은 지난 2년 동안 우리에게 3차례 제재를 가했고 이 제재로 우리 비즈니스는 타격을 입었지만, 글로벌 반도체 산업은 더 큰 충격을 받았고 글로벌 공급 망 전반에 걸쳐 신뢰를 무너뜨렸다”고 비판했다. 

그는 “반도체 산업을 정상 궤도로 돌려놓아야한다”며 “이를 위해 글로벌 공급 망 신뢰 회복과 협력 재건은 상황을 더 악화되는 걸 막는데 필수적이라고 생각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안보를 이유로 3년 째 핵심 반도체 부품 접근을 제한하고 있다. 반도체 공급이 끊기면서 화웨이는 매출 타격을 입었다. 올해 3분기(1~9월) 누적 매출은 4558억 위안(약 84조2227억원)으로 1년 전보다 32% 급감했다.

칼 송 사장은 “지난 3년 간 미국 제재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어느 때 보다 더 단합하고 미래를 향해 전념하고 있다”며 “운영 효율성 향상과 안정적인 비즈니스 발전을 위해 기술혁신과 연구개발(R&D) 투자에 전념하고 있고 세계 각국에서 인재도 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 

칼 송 사장은 또 “모든 시나리오에 걸쳐 원활하고 사용자 중심적이며 지능적인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며 “미국 제재로 스마트폰 사업은 심각한 영향을 받았지만 소비자와의 약속에는 변함이 없다”고 언급했다.

화웨이가 미국 제재를 공개석상에서 비판한 건 처음이 아니다.

쑤 즈쥔 화웨이 순환회장도 지난 4월 중국 선전에서 열린 ‘애널리스트 서밋’ 행사에서 “미국이 중국 기업에 부과한 규제 때문에 전 세계 반도체 산업이 타격을 받고 있다”라며 “미국 제재로 전 세계 반도체 산업에 형성됐던 신뢰가 파괴됐다”고 비판한 바 있다.

글로벌 반도체 산업 안정을 위해 미국이 직접 행동해야 한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화웨이 측은 “(칼 송 사장이) 미국 반도체 제재로 B2C(Business to Consumer) 스마트폰 사업에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며 “현재 글로벌 부품이나 서플라이 체인, 반도체 공급 안정을 위해 개방과 투명한 협력이 있어야 하지 않겠냐는 의도가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칼 송 사장은 이밖에 ▲사업포트폴리오 최적화 ▲5G(5세대 이동통신) 극대화와 모바일커뮤니케이션 혁신 주도 ▲저탄소 사회 실현 등을 추진 과제로 꼽았다. 

한편 화웨이는 주력 사업인 통신장비와 스마트폰 부문이 휘청거리자 사업 다각화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5개(광산·항만·스마트고속도로·데이터센터에너지·스마트 광 발전) 사업부(군단)를 신설했는데 모두 반도체 의존도가 덜하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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