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논의가 진행됐던 ‘대환대출 플랫폼’이 잠정 중단된 이후 금융 플랫폼 논의는 잠시 수면에 잠겼다. 하지만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다시 플랫폼 논의 재개를 알리며 금융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2022년 대환대출 플랫폼 사업을 다시 진행할 예정이다. 대환대출 플랫폼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에서 금융 소비자가 은행, 보험 등 여러 금융기관의 대출금리를 한 눈에 비교하고 금리가 낮은 곳으로 바꿀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대환대출을 통해 대출 선택지를 넓히고 가계대출을 쉽게 갈아탈 수 있도록 만들어 이자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당초 금융당국은 지난 10월 출범을 목표로 플랫폼 선정 작업에 착수했다. 금융위는 은행권에 별도의 대출비교플랫폼이 존재하지 않는 만큼, 시중에 이미 나와 있는 핀테크의 대출비교플랫폼에 입점하는 안을 고려했다. 하지만 금융권에서 이의를 제기하면서 사실상 논의가 중단됐다.
금융사들은 핀테크 업권 중심으로 플랫폼이 구성될 경우 빅테크에 종속될 것을 우려했다. 대신 반대의사를 표명한 은행권은 독자 대출비교플랫폼을 만들겠다고 나섰다. 실제로 대환대출 플랫폼 자체의 필요성은 공감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초 플랫폼 설문조사 당시 대부분의 은행들이 참여를 희망했다”며 “금융사 뿐 아니라 금융소비자들에게도 이득인 만큼 공통된 대환대출 플랫폼이 도입되는 것은 좋은 일 아니겠는가”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이 논의를 멈춘 사이 시중은행 뿐 아니라 저축은행도 자체 플랫폼 사업을 시작했다.저축은행중앙회는 지방 중소형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한 ‘통합 대출 플랫폼’ 구축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구축하는 통합 대출 플랫폼은 저축은행중앙회 통합 전산망을 사용하는 저축은행 67개사 중 29개 지방 중소형 저축은행이 대상이다. 플랫폼은 빠르면 내년 하반기에 출범될 예정이다.
그간 여타 별다른 의사를 표명하지 않던 금융당국도 대환대출 플랫폼 논의를 재개한다는 입장이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15일 업권 간담회를 마친 뒤 “(대환대출 플랫폼은) 빅테크와 기존 금융사들 간 이견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금융사들도 업권별로 의견이 달라 충분히 논의하고 진행하기로 했다”며 “언제라고 시간을 못 박지는 못하겠지만 충분히 협의하면서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