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보우(Rainbow, 1995)’와 팀제 [정동운의 영화 속 경제 이야기]

‘레인보우(Rainbow, 1995)’와 팀제 [정동운의 영화 속 경제 이야기]

정동운(전 대전과학기술대학교 교수)

기사승인 2021-12-16 13:35:36
정동운 전 대전과기대 교수
“하늘의 무지개를 바라보면 / 내 마음은 설레나니 / 어렸을 때도 그러하였고 / 어른 된 오늘도 매한가지 / 나 늙어진 뒤에도 그러할지니 / 그렇지 않다면 이제라도 나의 목숨 거두리 /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 / 바라노니 내 생애의 하루하루가 / 순진한 경건한 마음으로 이어지기를….”라는 윌리암 워즈워스(William Wordsworth)의 ‘무지개’라는 시다.

이 시가 생각나는 이 영화, 무지개에 대한 ‘동경’을 지니고 있는 초등학생 마이크는 무지개의 정체를 알고자 한다. 마이크는 티시와 피터와 함께, ‘무지개 찾아가기’라는 목표를 설정하여, 각기 역할을 나누어 준비하기 시작한다. 첫째, 위치파악이다. 비온 뒤에 잠시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무지개의 위치를 찾는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이를 위해 ‘경위의’를 만들기로 한다. 둘째, 위치를 찾게 되면 재빨리 그곳으로 찾아가야 하므로 ‘자전거’를 고쳐 연습에 들어간다. 셋째, 이를 실행하기 위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이와 같이 셋은 각기 역할을 나누어 준비하기 시작하였다. 경위의 테스트, 스피드 테스트, 컴퓨터 프로그램 테스트를 성공리에 마친 이들은 무지개가 뜨기만 기다린다.

마침내 이들은 무지개가 뜨자 무지개 속으로 들어가 환상적인 빛의 향연 속으로의 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그러나 우연히 참여하게 된 스티브는 금 세 개를 몰래 훔친다. 그 후, 이상기후가 계속되고, 꽃들과 과일이 시들게 되고, 사람들의 마음이 극도로 광폭해지게 되어 시내는 범죄와 약탈로 폐허가 되었다. 이 세상 모든 색깔의 원천은 무지개이고, 금이 무지개를 형성하고 있었다. 그런데 스티브가 금을 훔쳤을 때, 무지개가 손상되어 색깔이 엉망이 되었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10시간 후면 지구상의 모든 색깔이 없어지게 되고, 그럼으로써 산소가 사라지게 된다. 해결책은 금을 무지개 속 원래 위치에 다시 갖다놓아야 한다. 마침내 처음 무지개를 발견한 곳으로 찾아가, 그곳에서 무지개를 찾은 마이크는 그 속으로 들어가 본래의 자리에 황금을 되돌려 놓는다. 비로소 세상은 그 모습을 다시 찾을 수 있게 되었다. 아주 사소한 행동이 자연 전체의 파괴를 불러왔던 것이다.


이 영화에서 ‘무지개 찾기’라는 목표를 설정하고, 역할을 구분한다.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세 초등학생의 집단(소수 정예의 집단)은 하나의 팀이다. ‘팀’이란, ‘상호 보완적인 능력을 지닌 소수의 구성원들이 공동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공동으로 작업하며 그 결과에 대하여 공동책임을 지는 집단’을 말한다. 따라서 팀제란, ‘팀이 상승효과를 얻기 위해 만든 유연한 조직단위’를 의미한다.

영화에서 리더(팀장)인 마이크는 각자의 특기에 따라 위치계측 담당, 현장 담당, 컴퓨터측정으로 역할을 분담한다. 그리고 각자 맡은 일에 대한 자료 수집 및 연습을 수행한다. 하나의 완벽한 팀을 구성하였다. 그럼으로써 ‘무지개 찾기’라는 그들의 목표를 훌륭히 달성하게 된다. 그러나 비록 팀원이 아니었지만, 참여하게 된 스티브가 몰래 금을 훔침으로써 엄청난 희생을 초래하였다. 이는 어느 조직에서나 자신만의 이익을 추구함으로써 자신은 물론, 타 조직이나 사회에 큰 악영향을 끼쳐 파멸에 이를 수 있다는 교훈을 보여준 것이다. 또한, 마이크가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잘못된 것을 해결하기 위해서 다시 무지개 속으로 들어간 것은, 리더의 역할을 보여준 것이다. 결국, 모든 것이 잘 해결되는 것으로 끝나지만, 우리 삶에 있어서는 돌이킬 수 없는 경우가 더 많다.

존 웰치는 생산성과 팀에 대해 “생산성을 어떻게 해야 향상시킬 수 있는 지를 분명하게 알고 있는 기업만이 최고가 될 수 있으며, 생산성 향상은 도전의식과 열의를 갖고 동시에 성과에 대한 충분한 보상과 권한을 부여받은 팀이 창출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결국, 미래의 조직이 활력과 기쁨이 넘치는 팀을 이루기 위해서는 ‘① 팀의 사명과 목표의 명확화, ② 구성원의 창의성 중시, ③ 결과에 대한 보상, ④ 권한과 책임 및 역할의 명료화, ⑤ 최소 단위로 최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유연성, ⑥ 개인의 강점 활용, ⑦ 리더십의 역할 공유 및 지원, ⑧ 개인과 집단의 조화’ 등이 필요하다.

무지개 속으로 들어갈 수 없지만, 워즈워스의 시처럼 마음 한 구석에 뜬 무지개가 우리 마음을 설레게 한다.
최문갑 기자
mgc1@kukinews.com
최문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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