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원보다 세제혜택” 일상 뺏긴 소상공인 절규[가봤더니]

“100만원보다 세제혜택” 일상 뺏긴 소상공인 절규[가봤더니]

9시 지나면 거리 조용…연말 대목서 상인들 ‘좌절’
손실보상·방역지원금 ‘냉담’…“영업할 수 있는 방법 마련해달라”

기사승인 2021-12-23 06:20:01
영등포역 인근의 거리두기가 시작되기 전(왼쪽)과 후(오른쪽)의 모습.   사진=김동운 기자

지난달 1일 시작된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가 약 한 달 반 만에 끝나고 다시 사회적거리두기 조치가 도입됐다. 정부는 피해를 입게 될 소상공인들에게 보상을 지급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소상공인들은 손실보상금보다 새로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하게 호소하고 있다.

강화된 거리두기, 오후 9시가 되면 거리는 잠든다

지난 18일을 기점으로 위드코로나가 잠정 중단되고 강화된 사회적거리두기가 다시 도입됐다. 이번 거리두기 지침은 수도권 6인, 비수도권 8인에서 전국 4인으로 모임이 축소됐다. 미접종자는 식당·카페 이용 시 1인 단독 이용만 허용됐다.

또한 유흥시설 등, 식당·카페, 노래연습장, 목욕장업 등 대부분의 실내이용시설들은 오후 9시까지 영업이 제한되고 영화관·공연장, PC방 등 다중이용시설들은 10시까지 영업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서울을 비롯한 전국의 상업지구는 9시만 되면 조용해졌다. 영등포역 인근 먹자골목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지난 17일 먹자골목은 연말 대목에 걸맞게 매우 붐비는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거리두기 지침이 도입되고 난 뒤 거리는 잠잠해졌다. 

배달업을 겸하는 음식점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식당과 술집은 문을 닫았으며, 10시까지 영업을 하는 오락실이나 PC방들도 손님들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마저도 길거리에 있는 사람들은 집으로 가기 위해 역이나 택시정류장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영등포역 인근에서 24시 분식집을 운영하는 김씨는 일상을 다시 빼앗긴 기분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지난 한 달은 정말 오랜만에 일하는 느낌이 들었다”며 “영업제한 시기 어쩔 수 없이 내보냈던 주방 사람들도 다시 일을 시작했는데 다시 거리두기가 시작되면 어떻하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김씨는 거리두기가 더 길어질 것을 걱정했다. 그는 “이전의 거리두기도 조금씩 연장하다 몇 개월을 이어갔는데, 이번 거리두기도 2주라지만 언제 끝날지 모르는 것 아니냐”며 “연말은 어떻게 넘기더라도 신년 대목까지 영업을 못하면 정말 이 거리의 남은 가게들은 못 버틴다”고 덧붙였다.

오후 서울 광화문시민열린마당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자영업비대위) 정부 방역 대책 반대 총궐기 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손실보상·방역지원금 지급에도 ‘냉담’…“영업할 방법을 만들어달라”

소상공인들은 약 1년 반 지속된 방역지침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나마 위드코로나가 시작되면서 연말 ‘반짝 특수’를 누리다 다시 거리두기가 시작되면서 절망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소상공인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방안을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중소벤처기업부는 소상공인 방역지원금을 지급한다. 이번 지원금은 27일부터 영업시간 제한을 받고 있는 소상공인·소기업에 1차 지급될 예정이다. 방역지원금은 손실보상금과는 별개로 약 320만 소상공인·소기업에 100만원씩 지급한다. 여기에 29일부터 지방자치단체와 협력과정을 거쳐 방역물품 구입 비용 10만원을 추가로 제공한다.

손실보상금의 경우 약 3조2000억원 규모로 편성됐다. 손실보상 대상이 되는 방역 조치에 인원제한 조치까지 포함시키고, 손실보상금 하한액수도 분기별 1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상향했다. 여기에 손실보상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업종에 최저 1%의 초저금리 자금을 최대 2000만 원까지 총 35조8000억원을 융자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소상공인들은 냉담하다. 지원금 지급이나 추가 대출보다 ‘영업’ 여부가 절실하다는 것. 또한 최근 도입된 방역패스로 인해 그나마 가능한 영업시간 마저도 제대로 된 고객 응대가 안된다는 것이 소상공인들의 의견이다.

PC방을 운영하고 있는 한씨는 “PC방이나 노래방은 저녁 이전 주요 고객들이 학생들인데, 백신을 맞지 않은 학생들의 경우 시설 이용자체가 불가능하다”며 “수능 끝난 고3들이 몰려와도 백신패스가 없어 그대로 돌아가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거리두기에 백신패스까지 더해져 위드코로나 대비 일일 매출이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며 “지원금이라고 해봤자 월세 내는데 모두 사용된다”고 토로했다.

유덕현 종로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약 2년이 넘는 시간 적자를 감수해온 소상공인들에게 지급하는 지원금은 의미가 없는 수준에 불과하다”며 “최소한 영업을 이어나갈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지 않고 방역지침을 일괄 적용하는 것은 거리두기 당시 소상공인들이 느꼈던 고통을 다시 느끼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영업할 수 있는 환경 조성과 금액 보상이 아닌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며 “백신접종 완료자 대상 영업시간제한을 철폐한다던지 부가세 인하 등 세제혜택 등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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