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가 26일 “일과 학업을 함께하는 과정에서 제 잘못이 있었다”며 ‘허위 이력’ 기재 의혹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지난 6월29일 윤 후보의 정치참여 선언 이후 김씨가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처음이다.
김씨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문을 발표했다. 검은색 정장차림의 그는 “진작에 말씀드려야 하는데 너무 늦어져서 죄송하다. 일과 학업을 함께 하는 과정에서 제 잘못이 있었다”며 “잘 보이려 경력을 부풀리고, 잘못 적은 것도 있었다”고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돌이켜보니 너무나도 부끄러운 일이었다”며 “부디 용서해달라.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 말씀 드린다”고 덧붙였다.
김 씨는 “저는 남편에 비해 한없이 부족한 사람이다”라며 “남편(윤석열 후보)이 저 때문에 지금 너무 어려운 입장이 돼 정말 괴롭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남편 윤석열 앞에 제 허물이 너무나도 부끄럽다. 결혼 이후 남편이 겪는 모든 고통이 다 제 탓이라고만 생각된다”며 “저 때문에 남편이 비난받는 현실에 너무 가슴이 무너진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씨는 “과거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국민의 눈높에이 어긋나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하겠다. 많이 부족했다. 앞으로 남은 선거기간 동안 조용히 반성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겠다”라며 “남편이 대통령이 돼도 아내 역할에만 충실하겠다. 부디 노여움을 거둬달라”고 했다.
김씨는 “잘못한 저 김건희를 욕하시더라도 그동안 너무나 어렵고 힘든 길 걸어온 남편에 대한 마음만큼은 거두지 말아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다시 한 번 사죄 말씀드린다.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씨는 지난 2007년 수원여대에 제출한 겸임교수 초빙 지원서에 허위 경력 및 수상 실적을 기재했다는 의혹 등을 받았다. 김씨는 당시 경력에 2002년 3월부터 3년간 한국게임산업협회 기획팀 기획이사로 재직한 것으로 적었지만 이 협회는 2004년 6월 설립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수원여대 지원서에 에이치컬쳐테크놀로지 기획이사로 2003년 12월 2일부터 재직했다고 기재했는데 해당 업체는 2004년 11월 30일 설립됐다.
앞서 김씨는 지난 15일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사과할 의향이 있다. 사실관계 여부를 떠나 국민께서 불편함과 피로감을 느낄 수 있어 사과드린다"고 말한 바 있다.
윤 후보도 지난 17일 사과문을 통해 "제 아내와 관련된 논란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후 윤 후보는 선대위 산하 네거티브 검증단 차원에서 팩트 체크를 지시하고 더불어민주당과 언론 등이 제기한 각종 의혹을 검증하는 작업을 진행한 바 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