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지난해 금융회사 26곳의 금융소비자 보호실태를 평가한 결과 42.3%에 해당하는 11곳이 지난해보다 평가 등급이 떨어졌다. 심지어 ‘우수’에 해당하는 금융사는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6일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금감원은 매년 금융소비자 보호 실태를 점검하는데, 지난해 평가는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이 시행된 이후 처음 실시됐다.
이번 조사는 금소법 시행에 맞춰 금융회사의 소비자보호 전담조직, 상품개발·판매 관련 소비자보호 체계 등 내부통제체계 운영실태를 중점적으로 점검했다.
26개 금융사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종합등급 ‘우수’ 회사는 없었다. 여기에 ‘양호’ 회사는 전년보다 크게 감소했고 ‘보통’ 등급 회사가 증가했다.
금감원은 양호 등급 이상 금융사가 감소한 이유에 대해 내부통제체계 운영의 충실도 등 질적 평가를 강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사모펀드 사태 및 증권거래 증가 등으로 인한 민원 증가와 중징계 조치를 반영한 영향도 있다.
은행업권에서는 국민은행이 유일한 ‘양호’ 등급을 받았다. 부산·하나은행은 전년대비 1등급 상승했다. 카카오뱅크 및 경남은행은 전년과 동일한 ‘보통’ 수준으로 나타났다.
생명보험업권에서는 삼성생명이 1등급 상승했다. DGB·흥국생명은 1등급 하락했으며, 동양생명·KDB생명 및 메트라이프생명은 전년과 동일한 수준이었다. ‘미흡’ 등급인 곳은 DGB생명과 KDB생명으로 확인됐다. 손해보험업권에서는 농협손보, 삼성화재, KB손보가 전년도 ‘양호’ 등급에서 1등급씩 하락했다.
카드·여신전문금융(여전)업권에서는 현대카드(양호)와 신한카드(보통)는 각각 1등급 하락했으며, 올해 처음 평가를 받은 비카드여전사 현대캐피탈은 ‘미흡’ 등급을 받았다.
증권 업권에서는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및 유안타증권이 1등급 하락했다.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각각 지난해와 동일한 ‘양호’, ‘보통’ 등급을 유지했다.
저축은행 업권에서는 페퍼저축은행과 한국투자저축은행이 전년과 동일한 등급이었으며, SBI저축은행은 전년대비 1등급 하락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소법에 따라 평가 결과를 금융사 및 업권별 협회에 통보해 게시하도록 할 것”이라며 “종합등급 및 비계량평가 등급이 미흡인 금융사는 개선을 요구하고, 각 회사로부터 개선계획을 제출받아 이행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종합등급 ‘미흡’인 회사는 평가주기와 관계없이 2022년에도 실태평가를 실시하는 등 내부통제체계 개선을 유도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