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14일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만약 기준금리가 인상될 경우 ‘영끌족’을 비롯한 대출 차주들의 이자부담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전문가들은 주담대 금리가 연 5%대를 넘어 6%대까지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1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022년 첫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개최를 앞두고 있다.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는 한국의 기준금리가 조정된다. 지난해 금통위는 코로나19로 인해 0.5%까지 낮아졌던 기준금리를 두 차례에 걸쳐 0.25%p씩 올려 기준금리 1% 시대를 열었다.
회의 개최 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022년 기준금리를 인상하겠다고 공언했다. 지난달 31일 이 총재는 ‘2022년 신년사’에서 “(기준금리) 완화 정도의 추가 조정 시기는 성장과 물가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는 가운데 금융 불균형 상황과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의 영향을 함께 짚어가며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이 총재는 지난달 16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도 “내년 1분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며 “(내년) 1월과 2월 중 인상 시기는 모든 정보를 종합해 판단하겠다”고 명시했다.
금융권에서는 한은이 내년 두 세 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상, 기준금리가 1.50~1.75%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본다. 더 나아가 2%대까지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는 타매체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 부동산 가격, 가계부채 등 세 가지 요인이 금리 인상을 불가피하게 만들고 있다”며 “적어도 금리를 서너 차례 더 올려 올해말 약 2% 수준까지 올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늘어날 이자부담이다. 한은은 기준금리가 0.25%p 인상될 때마다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 규모가 2조9000억원가량 증가한다고 추정한 바 있다.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올라갈 경우 0.5%에서 0.75%p 올라가게 된다. 이 경우 대출 차주들은 약 1년도 안되는 기간 8조7000억원의 이자부담이 늘어난다.
또한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다시 한 번 올라가면서 차주들은 ‘이중고’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주담대 금리가 5%대 중반을 넘어선 가운데 기준금리가 오르면 6%대에 진입한다는 것. 실제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12일 기준 고정금리형 주담대 금리는 연 3.8~5.56%로 집계됐다.
다만 당장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고 동결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 전문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57%가 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금리 인상을 예상한 전문가(43%)들은 3월 대선 일정을 감안할 때 2월보다는 1월에 올리는 게 부담이 적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결국 기준금리 인상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정부와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증가와 인플레이션 지속을 심각한 문제로 보고 해결책을 찾고 있다”며 “이 문제들의 풀이법으로 금리를 올림으로서 대출 증가세를 감소시키려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