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제약사 화이자로부터 구매한 코로나19 경구용(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가 13일 국내로 들어온다.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먹는 치료제가 코로나19 유행 국면을 반전시킬 '체임체인저'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날 국내에 도착하는 팍스로비드 초도물량은 정부가 계약을 체결한 76만2000명분 중 2만1000명분이다. 이외 1만명분이 이달 말까지 추가로 들어올 예정이다. 팍스로비드는 지난달 2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긴급사용 승인을 받았다.
정부는 오는 14일부터 코로나19 환자들에게 투약을 시작할 계획이다. 다만 물량이 한정돼 있어 우선순위를 정해 투약한다.
투약 대상은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은 경증, 중등증(경증과 중증 사이) 환자이면서 65세 이상 또는 면역저하자 중 재택치료를 받거나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한 사람에게 우선 투약한다. 무증상자는 대상이 아니다.
이 약은 빨리 투약할수록 효과가 좋아 증상 발현 후 5일 이내 복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또 하루 2번 5일간 꾸준히 먹어야 효과를 발휘한다.
정부는 먹는 치료제가 도입되면 확진자의 중증화 위험을 낮추고 의료 체계 여력을 회복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임상연구 결과에서는 제때 이 치료제를 복용했을 때 중증·사망 위험을 88% 낮추는 효과를 보였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유형 국면을 반전할 '게임체인저'란 평가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화이자는 고위험군 2250명 대상 팍스로비드 3상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하며 입원·사망을 막아주는 효과가 89%에 달했다고 밝혔다. 증상 발현 3일 안에 복용하면 입원·사망 위험을 89%, 5일 안에 먹으면 위험을 88%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류근형 보건복지부 2차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팍스로비드는 항바이러스 치료제다. 바이러스 증식을 막는 기전을 갖고 있고 오미크론 등 변이에 대해서도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다만 팍스로비드는 같이 복용하면 안 되는 의약품이 28개에 달해 의사의 처방없이 복용하는 것은 위험하다. 정부는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 시스템 등을 활용해 처방 이력을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처음 사용되는 치료제인 만큼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관련 뉴스 댓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치료제로 이제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됐으면 좋겠다"는 목소리와 함께 "부작용이 걱정된다" "이 약은 안전한 것 맞나" 등 의견도 상당수다. 지금까지 보고된 부작용은 미각 이상, 설사, 근육통 등으로 당국은 안전성 문제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와 별개로 정부는 미국 머크앤컴퍼니(MSD)와도 먹는 치료제 '몰누피라비르' 24만2000명분의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