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부인인 김건희 씨 통화 녹음 내용이 공중파 방송을 통해 공개됐다. 이후 서로 다른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우선 국민의힘 측에서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 반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겠다던 민주당은 이를 수면 위로 꺼내는 모양새다.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는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괜히 MBC 측에 줬다. 이런 생각이 든다”며 “전체 맥락이 잘 전달된 게 아니라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 빠졌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약 7시간43분짜리 전체 분량을 모두 공개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당연히 시작했으니까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진실이 잘 의도된 대로 전달되도록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백 대표는 김 씨가 윤 총장의 의사결정에 개입하려고 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는 “조국 전 장관이나 정경심 교수가 좀 가만히 있었으면 우리가 구속시켜려 하지 않았다는 말은 충격적”이라며 “김 씨가 검찰총장이었나. 당시 검찰총장이었던 윤 후보가 김 씨와 상의를 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아니면 김 씨한테 의향을 내비쳐서 그가 이런 얘기를 한 것이다. 홈페이지에 올렸더니 경악스럽다는 댓글이 많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의 반응은 사뭇 다르다. 방송 금지와 관련해 적극적으로 반응했던 것과는 다르게 오히려 안심하는 모습이다.
윤희석 국민의힘 선대본 상임공보특보는 17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어떤 부분이 문제가 있어서 방송했는지 의문이 든다. 이걸 지켜보는 국민들 마음도 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 씨의 언행에 문제가 없다고 반응했다. 윤 특보는 “단순한 선거운동 차원의 개입이다. 국가 사무나 공무 남편의 공직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 개입한 게 아니라 남편 선거에 당선되도록 하기 위한 활동”이라며 “배우자로선 당연히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했다.
MBC 기자 출신인 김은혜 공보단장도 CBS 라디오에서 “정상적인 취재나 인터뷰가 아니다”라며 “보도 사주나 녹음 사주로 불릴 수 있는 그런 공작성의 의도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전날 김 씨 녹취파일에 관해 별다른 코멘트를 하지 않겠다고 했던 민주당 선대위는 방송 이후 사뭇 달라졌다.
김우영 선대위 대변인은 17일 논평을 통해 “김 씨가 기자에게 구체적인 금액을 언급하면서 매수 의사성 발언을 했다”며 “김건희 씨의 ‘미투’ 운동에 대한 인식도 심각하다. 더구나 윤 후보조차 같은 생각이라고 밝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대위 관계자 역시 이날 브리핑을 통해 “잘못된 인식에 대한 발언이 소개됐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인식하고 있다. 안하무인으로 나오는 국민의힘 태도가 문제”라고 말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