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이달의 블로그’ 서비스
주제 엇나가도 추천 받으면 대표 이미지로
담배·술 등 미성년 유해 게시물 쉽게 노출
“판매 의도 없으면 문제 안돼” 모호한 방침
약관상 콘텐츠 사후관리 구조
기사승인 2022-01-18 07:09:08
네이버 ‘이달의 블로그’ 서비스엔 허점이 있다. ‘이달의 블로그’가 되면 주요 게시물이 여과 없이 노출된다. 술·담배 등 청소년 유해 게시물도 마찬가지인데, 네이버는 사실상 시스템을 방치하고 있다.
네이버 블로그 갈무리주제 무관해도 추천 많으면 ‘썸네일’로
18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주제별 블로그 추천 서비스인 ‘이달의 블로그’를 운영한다. 매월 4~6개를 골라 ‘주제의 콘텐츠를 중심으로 재미있게 운영되는 블로그’를 추린다. 지난달 주제는 △음악 △육아·결혼 △취미 △세계여행 △교육·학문이었다. 이번 달은 △만화·애니 △패션·미용 △상품리뷰 △사진 △IT·컴퓨터다. ‘이달의 블로그’로 선정되면 인기 콘텐츠 이미지(썸네일)를 3개 볼 수 있다.
주제는 ‘간판’에 불과하다. 방문자 추천을 받으면 인기 콘텐츠로 선정되기 때문에 주제와 무관한 게시물이 썸네일로 뜨곤 한다. 가령 ‘만화·애니’ 블로그인데 ‘전자담배 후기’가 올라오거나 ‘패션·미용’ 블로그인데 ‘고급 위스키를 저렴하게 구매하는 방법’이 공감을 얻는 식이다.
썸네일은 블로그 방문자나 네티즌에게 그대로 노출된다. 미성년자도 포함된다. 네이버에 따르면 블로그 이용자 중 10대가 존재하고, 동일 연령대 이용자가 지난해 대폭 늘었다.
작성자는 게시물 공개 범위를 ‘이웃’으로 제한하거나 모두에게 열람 권한(전체)을 줄 수 있다. 그러나 방문객을 늘려 추천을 많이 받으면 ‘이달의 블로그’로 선정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작성자 입장에선 ‘전체’ 공개를 안 할 이유가 없다. 참고로 ‘이달의 블로그’는 추천을 많이 받은 블로그 중에서 고른다. ‘이달의 블로그’로 선정되면 쇼핑 시 최대 5%를 적립할 수 있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자격이 1년간 주어진다.
네이버 블로그 갈무리 모호한 방침…콘텐츠도 ‘사후관리’
논란이 있을 법도 한데, 내부 방침이 모호하다. 네이버는 ‘청소년에게 정신적, 신체적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거나 선정적인 내용’을 ‘청소년 유해 게시물’로 보고 있다. 다만 판매나 조장하려는 의도가 아니면 잘못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전자담배일지라도 말이다.
네이버 측은 “거래를 알선하거나 구매를 부추기는 의도가 있는 게 아니라면 상품 장, 단점을 후술하는 정도는 나쁘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블로그는 인기 있는 글을 보여주는 영역이지 한 개 주제만 다루는 구조는 아니다”며 “콘텐츠를 강제하려면 우리가 직접 개입해야하는데 그렇게 까진 안 한다”고 덧붙였다.
콘텐츠는 실제 사후 관리되고 있었다. 블로그 이용 약관 8조를 “공공질서 및 미풍양속에 위반되는 저속, 음란한 내용의 정보, 문장, 도형, 음향, 동영상을 전송, 게시하거나 링크시키는 경우 게시물이나 자료를 사전통지 없이 지우거나 이동 또는 등록 거부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13조엔 “회사는 회원 게시물을 pre-screening(프리스크리닝) 하지 않고 게시물 내용을 상시로 확인하거나 검토하지 않고 의무나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안 진다”고 명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