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지배구조·해외 리스크 개선해야”

“KB금융, 지배구조·해외 리스크 개선해야”

노조, 김영수 전 수출입은행 부행장 사외이사 후보 추천
인니 실적 부진 해결사 역할 기대

기사승인 2022-01-18 16:53:43
KB금융 노동조합협의회는 이날 오전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사의 잘못된 지배구조를 바로잡고, 주주가치 훼손을 방지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노조가 다시 한번 도전에 나선다”고 밝혔다.   사진=유수환 기자

KB금융지주 노동조합이 18일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노조추천 사외이사 임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KB금융 노동조합협의회는 이날 오전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사의 잘못된 지배구조를 바로잡고, 주주가치 훼손을 방지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노조가 다시 한번 도전에 나선다”며 이같이 말했다. 

류제강 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장 겸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은 “KB금융 이사회는 주식 1주만 보유해도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할 수 있는 ‘사외이사 예비후보 추천제’를 운영하고 있다”며 “내용으로 보면 좋은 제도이지만 현재 사측은 이 제도를 통해서 법률로 보장하는 주주 제안권마저 번번이 부정하는 등 초법적인 발상으로 그동안 4번의 사외이사 후보 추천을 부정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지만 누구도 시대의 변화는 거스를수 없다”며 “그동안 수출입은행에서 금융기관 최초로 노조 추천 사외이사의 선임이 이뤄졌다. 그동안 지주회장의 제왕적 권력 행사로 오랜 기간 잘못된 지배구조의 폐단을 드러내 온 민간기관에도 이 같은 변화가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그동안 KB금융이 경쟁사에 비해 해외사업에서 부진한 성적을 낸 것을 두고 “이사회의 구성과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참여를 보장하지 않은 절차적인 하자와 결코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 위원장은 “지난 2008년 KB국민은행이 9392억원을 투입해 매입한 카자흐스탄 BCC은행 지분은 1조원의 평가손실을 냈고, 2020년 1조원 가까운 거액을 들여 인수한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도 지난해 1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며 “이는 KB금융의 전문성이 부족한 이사회 구성과 맞닿아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진출은 KB금융의 신남방 정책 일환이다. 하지만 아직 부진한 실적을 개선해야 할 ‘아픈손가락’으로 남아있다. 실제 KB국민은행이 인수한 부코핀은행은 지난 2018년 최초 취득부터 이미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18년 최초 취득 시점부터 부코핀은행은 8000억원이 넘는 순손실을 냈고 현재도 적자 상태다. KB부코핀은행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약 1179억8400만원의 손실(누적 기준)을 기록했다.   

류 위원장은 “노동조합이 또다시 주주제안에 나서는 것은 노동자의 이익을 대변하거나 경영참여 목적이 아닌 주주이자 직원의 대표로서 KB금융이 해외사업에서의 약점을 보완해 진정한 글로벌 금융사로 거듭나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번 주주제안이 알수도 없는 절차와 기준에도 불구하고 단지 ‘이사회가 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또다시 무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KB금융 노조는 김영수 전 수출입은행 부행장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한다고 밝혔다. 류제강 노조위원장은 “김영수 후보자는 한국해외투자인프라 도시개발자원공사 상임이사, 수은 부행장 등을 역임하며 해외사업 투자 및 리스크 관리 업무를 수행해온 해외 사업 전문가”라고 소개했다.

그는 김 후보를 추천한 사유에 대해 “해외 사업 리스크 관리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경쟁사가 해외사업 전문가를 사외이사진에 합류시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KB금융에는 이러한 전문가가 없다”고 비판했다.

김동수 금융노조 수석부위원장도 “그동안 노조에서 KB금융에 필요한 사외이사 적임자를 추천했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규제산업인 은행과 금융지주의 지배구조는 보다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바뀌어야 하고, 그 시작은 기존 경영진에게 포섭되지 않는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 수석부위원장은 “금융노조는 KB국민은행지부와 KB금융그룹 노동조합협의회의 주주제안을 적극 환영한다”며 “금융노조는 국제금융전문가 김영수 후보자의 사외이사 선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제강 노조위원장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들과 인터뷰에서 “현재 해외 주총안건의결권 분석기관의 견해가 영향이 크기에 이들에게 우리의 입장을 충분히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KB금융 측은 사외이사 내부에 해외 전문가가 없다는 노조에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KB금융 이사회 관계자는 “이사회 내에는 미국 월가에서 실무 경험을 쌓는 등 금융, 재무 분야의 글로벌한 전문성을 갖춘 이사들이 많다”며 “특히 미국 국적의 메트라이프생명 회장을 역임한 솔로몬 이사는 해외와 국내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사업에 대한 주요 자문과 해외 주주대상 소통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KB금융 사측도 “이사회는 상법 363조의 2(주주제안권)에 의거해 절차대로 주총 목적사항으로 올렸으며, 주주제안을 거부한적은 없다”면서 “주주 제안은 주총을 통해 주주가 선택하는 것이며, 그 동안의 주주제안은 주주들이 반대해 부결됐다. 다만 이사회는 주주제안을 통해 추천된 후보의 전문성과 회사, 주주의 이익에 부합하는지 등에 대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KB금융은 오는 3월 말 정기주주총회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 신규 선출에 나선다. 3월에 임기가 만료되는 7명의 사외이사 가운데 1명이 최대 연임 임기인 5년을 채워 이번 주총에서 적어도 1명의 사외이사를 새롭게 선출해야 한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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