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충청의 아들’을 전면에 내세워 충청 민심 공략에 나섰다 .
윤 후보는 21일 1박 2일 일정으로 충청권 일정을 시작했다. 윤 후보는 서울 출신이지만 ‘충청 뿌리’를 공언하고 있다. 윤 후보의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고향이 충남인데 더해 윤 후보의 본관인 파평 윤씨도 충남 공주·논산에 집성촌을 두고 있다.
이틀간의 일정 내내 선대위는 윤 후보의 지역적 뿌리를 강조하며 지역 민심 공략에 나섰다. 충청이 역대 대선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온 만큼 윤 후보의 뿌리를 고리로 ‘충청 대망론’에 불을 지피는 모습이었다.
정진석 충남 총괄선대위원장은 21일 충남 천안에서 열린 충남 선대위 필승 결의대회에서 “윤 후보는 충청의 아들, 충남의 아들이다. 충남이 윤 후보를 지켜주지 않으면 누가 지켜주겠는가”라며 “윤 후보는 우리 충청이 대한민국 중심으로 우뚝 서는 ‘충청 중심시대’를 활짝 열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윤 후보도 직접 ‘충청의 아들’을 언급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22일 충북 청주에서 열린 충북 선대위 필승결의대회에서 “충청의 아들, 저 윤석열이 여러분의 참된 일꾼이 돼 여러분의 꿈과 희망을 현실로 만들어드리겠다”며 “나라의 중심인 충북이 무도한 정권 심판에 앞장서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충청 대망론에 더해 ‘정책적 면모’를 뽐내며 표심 확보에 나서는 모습도 보였다. 윤 후보는 충북 지역 기자간담회에서 “충청에 태어나거나 학교를 나오진 않았다. 부친부터 선대가 500여년을 살아온 지역이니 고향 아니겠는가”라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충청의 아들인 점만 내세워서 선거할 생각은 안 했다”고 했다.
이어 충북 지역 공약을 조목조목 언급한 뒤 “충청이 우리 대한민국의 중심축으로서 이곳이 발전하면 당연히 위와 아래가 다 함께 발전할 수 있다. 이 지역을 발전 시켜 새로운 산업혁명에 올라타서 국가의 산업 구조뿐만 아니라 제도와 정부 구조까지 크게 바꾸는 기초를 마련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충청의 아들인 점만 내세우지 않겠다”라는 말의 진정성은 윤 후보가 이틀간 충청에 안긴 ‘공약 보따리’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이틀간 충남 천안, 대전, 세종, 충북 청주를 잇달아 방문한 윤 후보는 지역 맞춤형 공약을 아낌없이 풀었다.
대전은 ‘과학’ 세종은 ‘행정수도 완성’에 방점을 찍었다. 대전지역 공약과 관련해선 “대전은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요람이고 연구개발의 중심축”이라며 “대한민국 경제발전을 이끌어온 과학수도 대전을 4차산업 특별시로 만들겠다. 대전 시민과 함께 자유와 창의가 보장되는 나라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세종은 국회 세종의사당, 청와대 제2 집무실 이전 등을 언급하며 “세종시는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특별한 곳이다. 우리나라 국토의 중심이자 행정의 중심”이라며 “국회 세종의사당이 차질없이 개원되도록 하고 청와대 제2 집무실을 설치해 명실상부한 행정수도를 완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충남지역 공약과 관련해선 “국토의 중심을 넘어 대한민국의 미래를 견인하는 지역으로 완전히 탈바꿈시킬 것”이라며 △충청내륙철도·중부권 동서 횡단철도 건설 △내포신도시 탄소중립시범도시 지정 등을 제시했다. 충북은 △청주 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 중부권 동서 횡단철도 구축 등을 공약했다.
윤 후보는 이틀간의 충청 일정을 마친 뒤 “가는 곳마다 뜨겁게 환영해주고 지지해주셔서 아주 뿌듯하고 보람이 있었던 날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천안·대전·세종·청주=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