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당일인 1일 시민들은 충무로 남산골 한옥마을에 삼삼오오 모여 투호와 제기차기를 하고 눈 쌓인 한옥마을 절경을 감상했다. 눈사람을 만들며 동심으로 돌아간 가족단위 관광객이 많았다. 한국 전통문화를 체험하러온 외국인 관광객도 있었다.
연인과 함께 고리 던지기를 한 야심(23·프랑스)는 “어렵지만 재미있다”고 소감을 말했다.
새해 새 출발을 기원하는 소원 쪽지달기가 인기를 얻었다. 코로나19 확산세 속에 가족 건강을 바라는 이들이 많았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코로나 하루 확진자는 이날 0시 기준 1만8000명대를 넘기며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고향이 대구라는 한 시민은 “코로나19 때문에 시골에 못 간 대신에 가족과 (한옥마을에) 놀러왔다”라며 “온 가족이 건강하고 코로나가 속히 빨리 지나가면 좋겠다고 소원을 적었다”고 말했다.
경기도에 사는 박희주(가명·11)양은 “가족이 건강하게 해달라고 빌었다”고 말했다.
연휴를 맞아 가족과 여행 중이라는 이종환(신림동)씨는 “한옥마을에 와보니 좋다”라며 “우리 가족이 건강하고 행복한 한해 보내게 해달라고 썼다”고 밝혔다.
남산골 한옥마을은 오는 13일까지 세시 풍속행사 ‘호(虎)기로운 설’을 온·오프라인으로 진행한다. 온라인으로 가정별 설 풍경을 공유할 수 있다.
종로구 운현궁도 내일(2일)까지 ‘운현궁 설날 큰잔치’행사를 연다. 팽이치기 등 전통놀이는 물론 새해소원편지·전통매듭공예 체험·키링 만들기 등 즐길 거리가 다양하다. 윷점으로 신년 운세도 미리 볼 수 있다.
서울시 소재 미술관과 박물관, 대공원도 고향을 방문하지 못한 시민들을 위한 문화예술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서울공예박물관은 전시 1동과 3동 로비에 ‘임인년 띠동물 호랑이’를 활용한 능화판 찍기. 새해 덕담이나 글귀로 문자로 쓰기 행사를 진행한다. 서울대공원도 연휴기간 정상 운영한다. 동물원 실내관도 개방한다.
외출이 어려운 이들을 위한 비대면 프로그램도 있다. 내일(2일)까지 ‘문화로 토닥토닥’ 유튜브로 국악공연 영상을 관람할 수 있다. 서울문화재단은 재단 홈페이지에 코로나19 예술지원 프로그램인 창작물을 공개한다.
재래시장도 설 특수를 누렸다. 제철 해산물을 맛보려는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인천 계양구에서 온 시민은 “연휴를 맞아 가족에게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려고 왔다”며 “코로나 때문에 어디 가질 못하는 건 아쉽지만 모처럼 쉬면서 가족과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수협강서수산시장에서 만난 한 상인은 “(방문객 수가) 예전보다는 덜하지만 연휴 덕분에 많이 팔 수 있어서 기쁘다”고 웃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