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내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이 지난해 12월에 비해 1조원 이상 감소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주담대 및 신용대출이 크게 감소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1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707조6895억원으로 전월대비 1조3654억원 감소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이 전월 대비 감소한 것은 8개월 만에 처음이다. 당시 지난해 5월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공모주 청약 관련 대출이 상환되면서 3조546억원이 감소된 바 있다.
세부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은 늘었지만 신용대출이 크게 줄어 전체적인 감소세를 이끌었다. 주담대 잔액은 506조8181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4135억원 증가했다. 반면 신용대출은 137조 421억원으로 2조5151억원 감소했다.
주담대 증가세가 주춤한 것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올해 1월부터 총대출금액 2억원 초과 시 40% 적용으로 강화된 게 크게 작용했기 때문. 실제로 DSR 규제 이후 부동산거래가 위축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537건으로 1년 전보다 90% 이상 감소했다.
신용대출의 경우 LG에너지솔루션 일반 공모 여파로 지난달 19일까지 급증하다 청약이 끝난 이후 대부분 상환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전체 가계대출 증가 폭 둔화에도 고점을 유지하던 전세대출은 1817억원 줄어들었다.
대출은 감소했지만 수신은 늘어났다.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666조7769억원으로 한 달 사이 11조8410억원 증가했다. 다만 투자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되는 요구불예금은 지난달 684조6822억원으로 전월보다 10조5628억원(1.5%) 줄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택 거래감소,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주춤해진 영향이 크다”며 “여기에 LG엔솔 공모주 청약 수요로 일시적으로 급증했던 신용대출도 설 상여금 유입 등의 영향으로 작년 12월 이후 감소세가 1월에도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