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규모 환불대란으로 금융소비자들의 피해를 유발했던 ‘머지포인트’ 운영사인 머지플러스 권남희 남매의 법정공방이 시작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성보기)는 8일 오전 11시 사기 및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권남희 머지플러스 대표와 그의 동생 권보군 CSO(최고운영책임자) 등의 첫 공판기일을 진행한다. 첫 공판에서는 검찰의 공소사실 낭독과 피고인의 혐의 인부 절차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머지플러스가 운영하는 머지포인트는 ‘조건없는 무제한 20% 할인’을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바일 결제 플랫폼으로 시작했다. 주로 상품권 및 구독서비스를 판매했다. 특히 티메프·티몬과 같은 대형 모바일쇼핑몰에서 판매를 시작하고 편의점·대형마트·카페 등 대형 프랜차이즈에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이렇다 보니 서비스를 시작한 지 2년여 만에 GMV(순 판매량)가 1000배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 8월11일 머지포인트 운영사가 기습적으로 편의점, 대형마트 등의 결제를 예고 없이 일방적으로 끊어버리면서 사태는 시작됐다. 머지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는 곳이 일부 영세 로컬 매장만 남게 되다 보니 사실상 머지머니는 휴지조각이 됐다.

이에 환불을 요구하는 이용자가 본사에 몰려들며 대규모 환불사태가 발생했다. 또한 피해자 중 148명은 사태가 벌어진 지 한 달 뒤인 9월 머지플러스 측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

현재 권남희 대표와 권 CSO는  2521억원의 머지머니를 판매해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또한 '돌려막기' 식으로 머지포인트 결제대금을 지급한 혐의도 받고 있다.

권 대표는 동생이자 머지오피스 대표 권모씨와 공모해 2019년 8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머지오피스 법인자금을 신용카드대금이나 가족생활비, 주식투자, 생활비, 교회헌금, 차량리스비 등으로 사용해 67억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머지포인트 매수자 100만명 중 권 대표와 권 CSO 남매의 사기죄가 성립하는 부분에 한해 기소했다. 검찰은 머지포인트 매수자의 실피해액이 751억원, 머지포인트 제휴사 피해액이 253억원으로 피해액을 총 1004억원으로 산정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