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가 폭증하면서 9일 오전 발표된 신규 확진자 수는 5만명 안팎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확진자 수가 늘어나는 만큼 재택치료 환자수가 늘어나는 것이 불가피해지면서 사실상 각자도생에 나서야 하는 재택치료자들은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방역당국과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전날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전국 17개 시도 코로나 신규 확진자는 4만944명이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처음 4만명대를 넘어섰다.
설 연휴 이후 폭증세를 고려하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최소 4만명대 후반, 많으면 5만명 이상에 달할 전망이다.
확진자 수가 늘어난 만큼 위중증·사망 피해도 지금보다 더 커질 수 있어 정부는 10일부터 ‘고위험군’만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재택치료 체계를 가동한다.
60세 이상과 50대 기저질환자, 면역저하자 등은 ‘집중관리군’으로 분류해 지금처럼 담당 의료기관이 하루 2번 건강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필요 시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도 처방한다.
반면 '일반관리군'은 집에서 스스로 건강관리를 해야 한다. 정기적인 모니터링은 없고 자신의 건강상태를 스스로 확인하다가 증상이 악화되면 동네 병·의원 등에 별도로 연락해 상담을 받아야 한다.
일반관리군에게는 해열제, 체온계, 산소포화도 측정기, 세척용 소독제, 자가검사키트 등 5종으로 구성된 재택치료 키트도 제공되지 않는다. 격리 시 이런 물품이 필요하다면 직접 구매해야 해 상비약 구비가 필수가 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종합감기약, 진통제 등을 묶어 상비약을 꾸러미로 판매하는 약국도 등장했다.
시민들은 재택치료 중 갑자기 증상이 악화할까 걱정이 크다. ‘재택치료가 아닌 재택방치’라는 쓴소리도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전날 가족원 4명 중 3명이 확진 통보 문자를 받은 A씨는 “저 포함 배우자, 4세 자녀가 확진됐다. 막내 혼자 음성인 상황”며 ”방역을 해야 다른 친인척에게 아이 돌봄을 부탁하고 치료센터에 들어가는데 보건소가 온종일 연락이 안 된다. 역학조사도 아직 말이 없어 답답할 노릇”이라고 말했다.
온라인에도 비슷한 글이 쏟아진다. 방역당국의 관리가 불안해지면서 시민들은 직접 온라인에서 정보를 찾고 공유하는 상황이다.
코로나 확진자, 완치자 등이 주로 가입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방치되고 있다” “6일 확진 이후 여태 보건소에서 전화 한 통 없었다” ”내일이면 격리 해제인데 지금까지도 재택치료 물품을 못받았다”는 글이 잇따랐다.
일부 병·의원, 약국 등에서 추천하는 상비용품 정보를 공유하거나 자가진단키트, 산소포화도 측정기 등 의료기기 등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쇼핑몰 정보 등이 공유되고 있다. 일부 확진자들은 약을 구하지 못해 지인들을 통해 문 밖에서 약을 전달받기도 한다고.
일부 환자들은 ‘격리 해제일’을 알려달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보건소 연락이 늦어지는 상황에서 격리기준이 또 달라졌다는 뉴스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날부터 코로나19 확진자 격리 기간은 증상과 백신 접종력과 관계없이 ‘검체 채취일로부터 7일’로 조정된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