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사이에서 ‘공정’이 가장 민감한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각 정당의 청년 최고위원·대표들이 이에 대한 다양한 견해를 내놨다. 여야 거대양당 최고위원들이 50억 특혜 논란·조국 사태 등을 거론하며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14일 오후 가상현실 전문기업 티랩스가 실내공간 스캔기술로 구현한 고려대학교 신공학관 대강의실 ‘메타버스’ 공간에서 쿠키뉴스 주최로 ‘20대 대선 청년최고위원 토론회’가 열렸다.
김용태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공정은 청년들이 가장 민감해하는 가치이자 지켜져야 할 가치”라며 “문재인 정부가 많은 청년들에게 분노를 사고 실망감을 안겨줬던 부분도 공정이다. 그 예시로 조국사태·인국공 사태·LH사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이 ‘공정’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긴다고 언급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지난 전당대회에서 보여준 것처럼 공정한 경선을 통해서 변화와 희망을 담았다”며 “청년이 열정적인 지지를 보여준 것도 공정 테두리 안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많은 청년이 윤석열 후보가 헌법·원칙을 지키려는 의지에 공감하고 있다”며 “무너진 공정이 다음 정부에서는 바로 일으켜질 수 있도록 국민의힘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동학 민주당 청년최고위원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이 최고위원은 “청년이 국민의힘에 지지를 보내는 것은 문재인 정부와 여당이 실망감을 준 것에 대한 반감 때문”이라며 “국민의힘이 공정하기 때문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곽상도 전 의원 아들의 ‘화천대유 50억원 퇴직금’ 논란을 거론했다. 이 최고위원은 “최근 부모찬스가 많이 나타나지 않나. 국민의힘은 대장동 논란을 꺼내지만 곽 전 의원의 50억 특혜 논란이 있다”며 “이런 것들을 보면 청년 세대 사이에서는 동등한 대결 자체가 되지 않아 박탈감을 부른다”고 지적했다.
이 최고위원은 “어떤 사회에서 합의하고 지키려고 하는 선을 그어놓고 함께 지키자는 것이 공정이다. 그 선을 넘어가면 반칙이자 불공정”이라며 “이런 것들을 지키는 것이 정치인에게 부여된 책무”라고 강조했다.
이에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청년에게 공정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해왔다. 여기에 청년들이 응원을 해주는 것”이라고 응수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청년 기본소득’ 공약을 평가절하하기도 했다. 김 최고위원은 “모든 청년에게 100만원을 준다는 이 후보의 공약과 더 힘든 청년에게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윤석열 후보의 ‘청년 도약금’ 공약 중 무엇이 더 공정한지는 청년들이 평가할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한편 김근태 국민의당 청년최고위원은 절차의 투명성을 공정 문제의 최대 쟁점으로 언급했다. 그는 “절차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투명성 없이 절차가 베일에 가려있으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알 수 없다. 그런 불신들이 불공정에 대한 우려를 낳는다”고 꼬집었다.
이어 “기회비용을 지불했을 때 기대되는 결과들이 공정성을 담보하지 못한다면, 청년들은 삶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상실하게 된다. 이런 이유 때문에 청년들 사이에서 공정이라는 가치가 중시되는 것”이라고 짚었다.
강민진 정의당 청년대표는 청년에게 공정한 출발선을 보장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우리 사회에는 많은 규칙이 있다. 이 규칙을 깨고 꼼수로 성과를 얻으려고 하는 것은 명백한 불공정”이라면서도 “다만 규칙을 다 같이 준수하는 것만이 공정은 아니다. 불평등·조건의 차이를 고려해 청년들이 동등한 출발선에 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공정”이라고 규정했다.
강 대표는 “규칙을 설계할 때 누가 참여를 했는지도 되돌아보아야 한다”며 “사회자원을 배분하는 다양한 규칙이 있다. 이런 규칙들이 애초부터 특정인에게 유리하게 짜이지 않았는지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규칙들을 만들 때 청년들이 충분히 합의하는지, 자원 배분하는 올바른 방법인지 고민해야 한다”며 “우리 사회에 필요한 규칙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과정이 정치 참여”라고 말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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