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국내외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비디오 대여업으로 시작한 넷플릭스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거물로 성장한 배경으로 ‘콘텐츠 현지화’가 꼽힌다. 2016년 국내 진출 당시만 해도 콘텐츠가 국내 정서와 맞지 않다는 지적을 받았다. 6년이 흐른 지금은 시장에 완전히 정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 점유율이 50% 이상이다.
미디어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도 한국에 진출했을 땐 영향력이 크지 않았는데 ‘킹덤’을 시작으로 오리지널 콘텐츠 현지화를 했다”며 “타사 제휴로 콘텐츠를 확보하고 코로나19가 엮이면서 4~5년에 걸쳐서 자리를 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넷플릭스는 ‘D.P’ ‘오징어게임’에 이어 최근엔 좀비물 ‘지금 우리 학교는’으로 3연속 히트를 기록했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올해 예고한 한국 콘텐츠가 20편이 넘고 투자금액도 5000억원 이상이다. 넷플릭스로 개봉한 국내 영화들이 흥행을 거둔 사례도 시장 안착을 도운 요인으로 볼 수 있다.
넷플릭스 진군을 막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지적도 있다. 넷플릭스 영향력이 커지자 국내 업계 경쟁력 확보를 위해 나온 대안이 ‘OTT 연합’이었다. 단위 사업자로 맞서기엔 상대가 막강한 만큼 연합체를 꾸려서 전 세계 가입자를 늘리는 게 우선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웨이브와 KT는 찬성했지만 CJ(티빙)는 반대했다. 연합체를 꾸리면 경쟁사에게 투자 역량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실시간 방송을 지원하는 웨이브와 콘텐츠 강자인 티빙(CJ)이 손을 잡으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미디어 업계 관계자는 “웨이브는 실시간(방송)이 되는데 CJ는 안 되고 반대로 CJ는 콘텐츠가 좋지만 실시간이 없다. 서로 반쪽짜리라 넷플릭스 대체제가 안 된다”라며 “둘이 합치면 실시간 방송도 볼 수 있고 지상파 콘텐츠에 CJ콘텐츠도 있으니까 넷플릭스와 견줄만하다”고 설명했다.
지상파 하락세가 거론된다. 지상파에서 활동한 인재들이 OTT로 흡수되고 있는 현실이다. 자유로운 환경에서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고, 지상파 방송이 허용하지 않는 장면과 소재를 가감 없이 내보내기 때문에 자극에 목마른 시청자들이 열광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미디어 업계 관계자는 “나영석, 김태호 같은 인재가 지상파를 떠나면서 OTT보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라며 “물론 지상파 방송을 시청하는 고정 연령대가 있어서 아직은 영향력이 있지만 그래도 예전만 못하다”고 평했다.
자국에선 어떨까.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 시청 가구수는 2020년 12월 현재 2억 가구가 넘는다. 이중 북미 가입가구가 6000만명 이상이다. 넷플릭스가 안방에서 성공한 이유는 따로 있다. ‘코드 커팅’(Cord Cutting) 현상을 주도하고 있다.
코드 커팅은 케이블TV 코드(Cord)를 끊어버리는(Cutting) 가구가 많아지는 현상이다. 현지 케이블TV 월 사용료 대비 넷플릭스 구독료가 저렴한데다 콘텐츠 질도 나쁘지 않기 때문에 넷플릭스로 갈아타는 미국인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로 나타났다.
이마케터에 따르면 2018년 3000만명이던 미국 코드커팅 인구는 지난해 5000만명을 넘겼고 올해는 6000만명대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