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 9일 2021년 실적 발표 이후 여러 가지 논란으로 인한 주가 하락이 있었지만, 장 대표는 “실적이 보여주는 숫자보다 더 중요한 건 추세”라고 강조했다.
위메이드는 16일 장 대표 주재로 미디어 간담회를 진행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이날 간담회는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장 대표는 위메이드 사업과 관련된 다양한 사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1~2주 안에 위믹스 2% 소각…유믹스 유동화 매출, 연말에 회계정립
장 대표는 1~2주 이내에 자체 가상자산 위믹스 물량을 2% 남짓 소각시킬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앞서 지난해 실적 발표 당시 위믹스 생태계의 성장과 발전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위믹스 가격이 200달러에 도달할 때까지 매 10달러 상승할 때마다 총 발행물량의 1%를 소각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장 대표는 시장 유통량이 아닌 자체 보유분을 소각하는 이유에 대해 “단기적인 가격 부양을 위한 소각이 아니라, 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플랜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고 가격이 24달러 정도 되는 것으로 안다”며 “향후 1~2주 이내에 보유 위믹스 2%는 우선 소각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4분기 실적발표에서 논란이 됐던 유동화 매출에 대해서는 회계처리의 방식이 지난해 4분기를 기준으로 정립됐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장 대표는 “위믹스 유동화 매출을 일부러 특정 달에 몰아서 하는 것은 분식회계이고 가능하지 않다”며 “연말이 돼서야 위믹스 수입과 유동화에 대해 회계적으로 정립되었기 때문에 그때 계상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저희가 보유한 위믹스에 대해서는 아직 회계처리를 하지 않고 있는데 금융당국이나 회계법인들과 협의해 어떻게 적정하게 재무제표에 반영하느냐가 결정돼야 한다”며 “또한 게임코인에 대해서도 저희가 이번에 드레이코 수입이 상당히 있었는데 그 부분에 대한 회계처리가 정립되지 않아 미반영됐다”고 말했다.
이르면 올여름 자체 메인넷 개설…클레이튼 떠날 것
장 대표는 이르면 올여름까지 위믹스의 자체 메인넷을 구축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현재는 카카오의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의 서비스체인을 사용하고 있지만, 자체 메인넷을 구축함으로써 더 많은 게임을 끌어들이겠다는 방침이다.
위메이드는 여러가지 게임을 블록체인 플랫폼 ‘위믹스’에 온보딩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구축해둔 위믹스는 위메이드가 자체 개발한 메인넷 플랫폼이 아니라, 클레이튼에 종속된 서비스체인이다. 서비스체인은 클레이튼이 도입한 개념으로, 콘셉트는 이더리움 블록체인의 사이드체인과 비슷하다.
장 대표는 “메인넷 개발은 기술적 난이도는 높다고 할 수 없지만, 누가 써줄 것이냐가 오히려 난이도가 훨씬 높다”며 “난이도가 높은 부분을 위메이드는 이미 해결했다. 전세계 1등 블록체인 게임을 가지고 있고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코인, NFT(대체불가능한토큰) 거래소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외부에 있는 개발자들이 저희 생태계 안에 들어와서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하는데 내부인재로 충분하지 않아 외부인재를 충원하고 이를 더 빠르게 촉진할 수 있는 M&A와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메이드를 ‘플랫폼 회사’라고 언급한 장 대표는 “블록체인 자회사였던 위메이드트리를 합병한 이유도 전사의 역량을 블록체인 사업에 결집하기 위해서”라며 메인넷 구축에 인력을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P2E보단 P&E…경쟁사 전략, 위협적으로 느낀 적 없다
장 대표는 “기존에는 P2E(Play to Earn,플레이투언)이라는 용어를 많이 사용했는데 사업을 하다보니 이것이 적합하지 않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블록체인 게임이 조금 더 명확한 표현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위 P2E라 하면 게임보다는 경제활동에 가까운, 사실상 재미요소가 배제된 사례가 많다”며 “‘엑시인피니티’를 대표적인 예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르4’ 역시 블록체인 요소가 포함됐지만, MAU(한 달 동안 서비스를 이용한 순수 이용자 수)가 굉장히 높다. 특히 블록체인 요소를 이용하는 MAU보다 순수 플레이 MAU가 훨씬 높다”며 “결국 재밌게 즐기면서 벌 수 있는 웰메이드 게임이 살아남을 수 있고, 이를 P&E(Play & Earn, 플레이 앤 언)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내 게임사들의 P2E 시장 진출에 대해서도 장 대표는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그는 “모든 산업에서 선점 효과가 적용되지 않지만, 플랫폼만은 선점효과가 매우 강한 산업군”이라며 “지난해 미르4 성공 이후 동종업계 게임사가 많은 전략을 내세우고 있지만, 크게 위협적으로 느껴진 적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위믹스에 100개의 게임을 온보딩하고, 추후 오픈 플랫폼까지 가져간다면 충분히 선점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북미에도 위메이드 알릴 것…지금은 패러다임 교체기
올해 위메이드는 글로벌 시장에 자사의 블록체인 사업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방침이다. 우선 다음 달 21일부터 25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 센터에서 열리는 글로벌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인 GDC에 참가한다.
장 대표는 “한국 게임사는 그나마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이해가 높다고 생각하지만, 북미에는 위메이드나 미르4가 그렇게 노출이 많이 되지 않았다”면서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감히 잘 몰라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며 “올해 위메이드는 많은 게임쇼 B2B에 나가 이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게임은 재미를 추구해야한다면서 블록체인 게임 제작을 외면하는 제작자들이 아직도 많이 있는데 이는 게임 산업적인 이해도가 낮은 것”이라며 “P&E를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웰메이드 게임이고, 재밌는 게임과 블록체인게임은 동떨어진 개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장 대표는 “현재는 게임산업 패러다임 변화 시기로 어떤 방향이 옳은가, 그 방향으로 제대로 가고 있는가, 말한 대로 이뤄지는가에 대해 의구심도 많고 한편 믿음도 있는 격변의 시기”라며 “격변의 시기에는 더 많은 소통으로 위메이드가 어떤 비전을 갖고 있고, 어떻게 실현할지, 어떤 단계에 와 있는지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사업, 회사의 가치, 위믹스 가치에도 도움 된다고 생각한다”며 “실적발표 일주일 정도 후 기자간담회 개최를 정례화해 지속적으로 소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