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은행의 대출 연체율이 석달 만에 또 다시 ‘역대 최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4월부터 유지된 만기연장·상환유예 등의 조처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부실채권이 통계에 잡히지 않고 숨어있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부실 위험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고 금감원은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이 0.21%로 나타났다고 24일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말보다 0.04%p 낮고, 2020년 12월보다 0.06%p 하락해 역대 최저 수준이라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이전 역대 최저 연체율은 지난해 9월의 0.24%다. 은행은 분기 말에 연체채권 관리를 강화하고 있어 연체율은 분기 중 상승했다가 분기 말에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지난해 12월의 신규연체 발생액(9000억원)은 전월(9000억원)과 비슷했고, 연체채권 정리규모(1조7000억원)는 전월(7000억원)보다 1조원이 늘었다. 국내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2018년 5월(0.62%) 이후 하락하는 추세다.

대출 부문별 연체율도 대체로 하락했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0.26%로 한달 만에 0.05%p 하락했다. 대기업대출(0.24%)의 연체율은 전달과 비슷했고, 중소기업대출(0.27%)의 연체율은 0.06%p 내려갔다.

중소기업대출 중 중소법인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의 연체율은 각각 0.36%와 0.16%로 나타났다. 한달 전보다 각각 0.08%p와 0.04%p가 하락한 수치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0.16%로 전월 말보다 0.03%p 낮아졌다.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의 연체율이 전월 말보다 0.01%p 하락한 0.10%를 기록했고, 나머지 가계대출의 연체율은 0.07%p 낮은 0.29%로 나타났다.

금융위는 지난 2020년 4월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대출 만기연장, 이자상환유예 조치 등 코로나 금융지원을 시행한 바 있다. 이후 3차례의 연장 끝에 오는 3월 말 종료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풀리지 않으면서 최근 다시 연장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대출만기 연장과 이자상환 유예 등 코로나19 금융지원으로 인해 드러나지 않은 연체가 있을 수 있는 만큼,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