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24일 새벽 5시50분(현지시간) 결국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을 감행했다. 약 8시간에 걸쳐 우크라이나 전역에 미사일과 포격이 쏟아진 가운데 양측의 전사자 수는 90명(우크라이나 기준)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서쪽을 제외한 모든 방향에서 러시아에 포위당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경수비대는 러시아 지상군과 탱크, 중장비가 국경을 넘어 북부 체르니히프와 북동부 하르키프, 동부 루한스크 지역으로 진입했다고 밝혔다.
CNN은 벨라루스 베셀로프카를 통해서도 군 병력이 우크라이나 북부로 진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지난 20일로 종료 예정이었던 벨라루스와의 합동 훈련을 연장하면서 해당 지역에 주둔한 병력을 철수하지 않았다.
남부 크림반도 쪽에서도 러시아 병력과 탱크 등이 국경을 넘어 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와 마리우폴에도 러시아 지상군이 상륙했다는 러시아 매체 보도가 나왔으나 우크라이나 측은 거짓이라고 부인했다.
이미 북부와 남부로 진입한 러시아 호송차량들은 우크라이나 중심부로 진격하고 있다. 서방이 우려한 ‘키예프 점령’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크림반도에서 본토로 북진하는 차량 측면에는 Z라는 글자가 적혔다. 비슷한 시각 우크라이나 북부에서도 중심부로 향하는 Z표시가 그려진 러시아 호송차량이 발견됐다.
수도 키예프 주민들은 새벽부터 시작된 총성과 폭발음 속에 혼선에 빠졌다. 도시 곳곳에서는 경찰차와 구급차의 사이렌 소리가 가득 찼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로 계엄령을 선포했다. 그는 “오늘은 각자 침착해야 한다”며 “가능하면 집에 있으라”고 주문했지만 주민들의 불안감은 계속됐다.
결국 지하철역과 버스 정류장에는 비교적 안전한 서부 지역으로 피란하기 위한 주민들의 행렬이 끝도 없이 이어졌다. 로이터는 키예프 시내 슈퍼마켓과 식료품점에는 전쟁에 대비해 물품을 사러온 시민들로 붐볐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한 이유가 없는 공격으로 규정했다. 아울러 단호한 대응 방침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푸틴 대통령이 치명적 인명 손실과 고통을 초래할 계획적인 전쟁을 선택했다”며 “이 공격에 따른 죽음과 파괴의 책임은 오로지 러시아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전 국제사회가 집단으로 러시아에 가혹한 제재를 부과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24일 주요 7개국(G7) 정상들과 사안을 논의를 마친 뒤 러시아에 대한 전면적 제재를 가하기로 했다. 미국 언론들은 러시아의 첨단산업 발전에 필수적인 기술, 핵심부품에 대한 수출규제가 포함될 것으로 전했다. 러시아 대형은행,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 가족들에 대한 추가제재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미국은 러시아에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한 안보리 결의안을 24일 제출할 계획이다.
유럽연합(EU) 정상들도 24일 긴급 회의를 열어 러시아에 가혹한 추가 제재를 논의할 예정이다. EU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집행위에서 결정하고 의회가 즉시 적용할 추가 제재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를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시스템에서 퇴출하는 강격한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지하고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