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 침공…韓 식품‧유통업계도 영향 받나

러시아, 우크라 침공…韓 식품‧유통업계도 영향 받나

기사승인 2022-03-01 06:00:05
러시아에서 팔리고 있는 초코파이   오리온 
식품‧유통업계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른 산업군보다 직접 영향은 덜 하겠지만 사태가 장기화한다면 현지 진출 기업 위축, 원자재 가격 급등 등을 피할 수 없을 거란 우려가 나온다. 주요 식품과 사료에 사용되는 밀가루와 옥수수 등 국제 곡물 가격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 팔도, 롯데제과, KT&G 등이 러시아에 진출해있다. 이곳에서 현지 생산·판매를 하는 기업들은 ‘당장 영향은 없다’면서도 만일에 대비해 재고 확보 등 대응책 마련에 돌입하고 있다. 

‘초코파이’로 인기를 얻고 있는 오리온은 러시아에 세 번째 신공장을 건설 중이다. 최근 수요 증가에 따른 조치지만 러시아 사태로 긴장하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원부자재 3개월치를 확보해 현재 분쟁 영향이 없다”며 “만약 장기화될 경우 중국 법인을 통해 부자재를 수급하면서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라고 말했다. 

롯데제과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롯데제과는 최근 러시아 현지 법인에 약 340억을 투자해 초코파이 생산라인과 창고건물을 증축했다. 롯데제과 역시 원부자재의 비축분을 늘리고 단가 인상 등에 대비하기 위해 현지 자금 확보 방안을 모색 중이다.  

러시아에서 도시락 컵라면으로 유명한 ‘팔도’, 현지에서 담배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KT&G’, 밀키스와 레쓰비를 판매하는 ‘롯데칠성’ 등이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들 역시 당장 러시아 사태와 운영에 관련해 차질은 없다는 입장이다. 

식음료 기업뿐 아니라 현재 러시아에는 현대차, 기아, 삼성전자, LG전자, 포스코, 아모레퍼시픽 등 한국 기업 40여개사가 진출해있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현실화될 경우 국내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다수 포진해있는 자동차, 자동차부품, 화장품, 합성수지 등을 중심으로 교역 차질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국제 곡물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는 것도 식품업계로선 부담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동유럽 최대 곡창지대로 통한다. 양국이 전 세계 밀 수출량의 29%를 차지한다. 두 나라 간 전쟁이 발발한 만큼 옥수수, 밀 등의 곡물 가격 인상이 불가피 할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 2014년 2월 러시아의 크림반도 침공 등 과거 비슷한 사례에서도 소맥과 옥수수 가격은 20% 이상 상승세를 보였다.

관세청에 따르면, 한국의 곡물 수입 금액은 지난해 11월(8억494만달러)부터 12월(8억9567만달러), 올해 1월(8억3865만달러)까지 3개월 연속 8억달러를 넘겼다. 특히 지난해 12월 곡물수입액은 월 기준 사상 최고치였다. 곡물 가격이 그만큼 올랐던 탓이다.

다만 식품업계는 국내에서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두 국가에서 수입하는 곡물량이 크지 않은데다, 사실 식용이 아닌 사료용으로 들여오는 물량이 많은 탓이다. 국내로 수입되는 사료용 밀, 옥수수, 대두 중 러시아 우크라이나산 수입 비중은 약 10% 수준이다.

그럼에도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두 국가의 곡물 수급 차질이 국제 소맥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은 업계의 고민이다. 밀가루를 사용한 빵, 과자, 라면 등의 판매가가 인상될 수 있다. 

정부는 주요 곡물의 재고 확보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측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산 곡물 수입비중을 고려하면 단기적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지만, 2020년 8월 이후 국제곡물 가격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상황이 악화될 경우 추가적 가격 상승과 수급 불안 우려도 있어 대응태세 준비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수입되는 사료용 밀과 옥수수의 경우 각각 7월말, 6월중순까지 소요 물량을 모두 확보한 상태”라고 밝혔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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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t1076@kukinews.com
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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