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시 인구는 2011년 14만 4017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22년 1월 현재 12만 5128명으로 10여년 간 2만명 가까이 감소했으며, 실업률은 2022년 하반기 4.2%로 조선업 불황의 후유증이 아직 계속되고 있다.
또한, 조선업과 더불어 주력산업인 관광업은 코로나19 장기화와 인근 지자체의 유사 관광시설물 유치 등으로 관광객 수가 2017년 735만여명을 기록한 이후 매년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통영만의 지속가능한 문화관광산업 전환을 시도했으며, 섬과 내륙을 잇고 전통 문화유산과 현대 예술을 연계한 미술・음악・무용・연극 등 통합 예술적 국제규모 문화행사 개최를 추진하게 됐다.
△통영 르네상스의 서막
르네상스는 14세기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신 중심의 사상과 봉건 제도로 개인의 창조성을 억압하던 중세를 벗어나 문화의 절정기였던 고대로 돌아가자는 예술의 부활․재생을 뜻하는 문화 운동을 의미한다.
통영은 윤이상, 박경리, 김춘수, 김상옥, 전혁림, 이한우 등 다양한 분야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유명 문화예술인을 배출한 예향의 도시이다.
또한, 찬란한 300여년 삼도수군통제영의 역사와 함께 시작된 12공방에는 전국의 장인들이 모여 들여 다양한 공예품을 만들어 전통 공예가 꽃을 피웠고 그 전통 문화유산은 아직도 곳곳에 뿌리내려 있다.
2022 제1회 통영국제트리엔날레는 이러한 과거의 문화유산과 현대 예술을 한데 엮어 새로운 문화예술 플랫폼으로 만들어 통영을 다시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예술 도시로 도약하게 만드는 '통영 르네상스'를 여는 서막이다.
2022 제1회 통영국제트리엔날레는 ‘통영; 섬·바람[THE SEA, THE SEEDS]’ 라는 주제로 2022년 3월 18일부터 5월 8일까지 52일간 통영시 내륙과 섬 일원에서 개최된다.
트리엔날레(triennale)는 이탈리아어로 ‘3년마다’를 의미하는 형용사로, 흔히 알려진 비엔날레(biennale)가 2년마다 열리는 국제 미술전인 반면 3년마다 열리는 국제적인 미술전을 의미한다.
행사 기간에는 주제전, 기획전(공예특별전, 전혁림 특별전, 옻칠 특별전), 섬 연계전, 지역연계전 등 다양한 전시, 공연 행사가 시 전역에서 펼쳐져 통영시 자체가 하나의 전시관이 될 예정이다.
△주제전-TAKE YOUR TIME
폐조선소인 구.신아sb 연구동을 활용하여 연구동 1층에서 6층까지 전 공간이 하나의 체험장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특히, 이번 주제전에서는 미디어아트의 떠오르는 샛별 프랑스 작가인 쥬스틴 에마르(JUSTINE EMARD)의 작품과 우리에게 ‘푸른 눈의 수행자’로 유명한 현각스님의 작품, 세계적인 뉴미디어 아티스트 모리스 베나윤(MAURICE BENAYOUN)의 작품 등을 직접 만나볼 수 있다.
△공예 특별전-수작수작(手作秀作)
조혜영 국내 큐레이터의 기획 아래 통영 12공방의 장인들과 현대 공예작가들까지 총 17명의 작가들의 공예 작품으로 구성된 공예 특별전은 ‘수작수작(手作秀作)’이라는 주제로 자랑스런 통영의 공예를 선보인다.
통영 나전, 통영 나전, 통영 대발, 통영 갓, 통영 장과 소반, 통영 누비 등 통영 12공방의 프로덕션 과정, 즉 재료, 도구, 제작과정에 초점을 두고 12공방의 전체적인 발전과정을 다루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전시에 앞서 사전 전시 성격으로 지난 2월 11일부터 28일까지 18일간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에서 KCDF 공예특별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고, 트리엔날레 기간에는 통영시립박물관에서 전시될 예정이다.
△전혁림 특별전-통영 바다, 그리고 영혼의 빛
‘한국의 피카소’ 전혁림 화백의 삶과 작품을 통해 미술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전혁림 특별전은‘통영 바다, 그리고 영혼의 빛’을 주제로 전혁림 미술관에서 전시된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세계적인 예술가 피카소 진품과 ‘한국의 피카소’ 전혁림 화백의 작품을 함께 전시해 두 거장을 비교하면서 볼 수 있어 말로만 들어오던 한국의 피카소 전혁림 화백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옻칠 특별전-전통을 잇는 현대
한국현대 옻칠회화의 선구자 김성수 작가의 옻칠 역사 70년을 집대성하여 개최하는 옻칠 특별전은 ‘전통을 잇는 현대’라는 주제로 통영 옻칠미술관에서 개최된다.
김성수 작가의 일대기를 시대별로 구분하고 대형 연보를 파노라마식으로 연출해 작가의 일생과 옻칠회화의 변화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다.
또한, 옻칠 역사 70여년 지적 영감을 공유하고 함께한 국내․외 대표 작가를 초대해 함께 전시하여 옻칠회화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의미 깊은 전시이다.
△섬 연계전
국내 최초 섬 연계 트리엔날레를 표방하는 행사답게 통영의 대표 섬인 한산도, 연화도, 사량도를 전시공간으로 섬 연계전이 펼쳐진다.
충무공의 혼이 서려있는 한산도 제승당 입구에서는 ‘두 개의 바다’라는 주제로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를 기반으로 한 융복합 미디어아트 작품이 전시된다.
또한, 대한민국 100대 명산 지리산 옥녀봉을 품고 있는 사량도에서는 “하나의 마음 ‘공명’ 프로젝트”라는 주제로 사량중학교에서 바다, 생태, 환경을 주제로 사량도 주민들이 참여하는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전시되어 주민들과 함께 행사를 만들어갈 예정이다.
끝으로, 사명대사의 발자취가 남아있는 불교 성지 연화도에서는‘바다너머 피안’이라는 주제로 선화의 대가 성각스님의 선화 작품 전시 등 불교미술 작품이 연화사에 전시되어 불교계 관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역연계전
지역 예술가 및 주민들과 함께하는 트리엔날레 구현을 위해 지역연계 공모사업을 통해 선정된 지역 예술작가들의 작품이 ‘찾아가는 예술섬 프로젝트’, ‘통영골목트리엔날레(골목형, 거점공간형, 카페형)’과‘플리마켓&거리예술페스티벌’ 등 도시 곳곳에 전시된다.
△섬 연계 트리엔날레
국내 두번째로 섬이 많은 통영의 지리적 특성을 고려해 한산도, 사량도, 연화도 세 개의 섬에서 미술 전시가 이뤄지는 국내 최초의 섬 연계 트리엔날레이다.
지리적 특성으로 문화예술 향유의 기회가 소외된 도서지역 주민들에게는 색다른 경험이자 문화예술 혜택의 기회로 작용할 것이며, 향후 인근 시군의 섬과 연계한 트리엔날레로 발전시킬 수도 있다.
△공간재생형 트리엔날레
통영국제트리엔날레를 위해 신규 전시관을 짓지 않고 한때 통영 조선업의 상징이였던 구.신아sb 조선소 건물을 재활용하여 주제관을 조성했다.
도시재생 측면에서도 폐조선소 건물을 미술관으로 탈바꿈시켜 다양한 문화예술 혜택을 시민들과 관람객들에게 부여한다는 점에서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지역연계 트리엔날레
통영국제트리엔날레는 시민과 함께 지역의 어메니티를 통영국제트리엔날레에서 드러낸다.
지역의 문화예술인들과 시민들과 함께 작품을 준비하여 공모 절차를 거쳐 지연연계전시의 형태로 참여하게 된다.
△통영 크레이티브트리엔날레 동시 개최
통영국제트리엔날레는 경남 교육청 주관의 통영크레이티브 트리엔날레 행사를 공동 개최한다. 통영 크레이티브트리엔날레는 학생중심 문화예술교육 축제로서 창작과 체험중심의 자유롭고 창의적인 예술교육 기회를 지역사회와 함께 공유하고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
통영이 낳은 현대문학의 거장 박경리 선생의 말처럼 통영예술의 토양은 이순신 장군과 삼도수군통제영에서 비롯된다.
통영은 제1대 삼도수군통제사 이순신 장군이 한산도를 본영을 삼고 제6대 이경준 통제사가 두룡포(현 통영)로 본영을 옮겨오면서 300여년 해군사령부의 역할을 했다.
통제영은 각종 물자를 직접 조달해야하는 군영이다보니 전국 팔도의 유명 장인들이 모여 통제영 12공방이 만들어져 다양한 공예품이 활짝 꽃을 피웠고, 이는 이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예술인을 배출해낼 수 있는 거름 역할을 했다.
인구 13만명 남짓 되는 지방 소도시에서 국제규모의 미술전시 행사를 개최하는 것에 의문을 다는 사람도 있겠지만, 통영국제트리엔날레는 이순신 장군이 그러했듯, 삼도수군통제영이 그러했듯 통영 문화예술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마중물이 될 것이다.
통영국제트리엔날레를 통해 국내․외에 통영을 예술 브랜드 가치가 높은 도시로 인식시킬 수 있고, 지역 예술인과 국내․외의 다양한 예술인들이 활동할 수 있는 토대를 넓혀주는 기회이다.
제1회 통영국제트리엔날레 개최 이후 계속되는 트리엔날레의 자산이 쌓인다면 통영이 가진 빼어난 자연환경과 관광 여건이 어울려져 문화예술관광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2022년 3월 18일, 통영 르네상스의 서막. 멀고도 거대한 여정의 첫 발걸음을 힘차게 내딛는다.
통영=최일생 기자 k755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