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 마지막 날인 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정치적 고향’ 경기도 곳곳을 훑으며 유권자 표심 잡기에 나섰다.
이 후보는 전날 유세에 이어 이날 새벽 4시쯤 경북 울진과 강원도 삼척 산불 화재 현장을 점검한 뒤 경기도 하남‧성남‧용인‧오산‧시흥‧평택 6곳을 차례로 찾아 40시간이 넘는 ‘강행군’ 일정을 소화했다.
이러한 탓에 첫 일정인 경기도 하남 유세에서 “어젯밤에 삼척‧울진 지역에 화재가 심하다고 해서 갑자기 다녀오느라고 잠을 못 자는 바람에 약간 힘이 빠졌으니 이해를 부탁드린다”며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시민들에게 지지를 간곡하게 호소했다. 그는 “우리가 2002년 (대선 때) 가졌던 간절함, 절박함을 우리의 가장 강력한 승리의 무기로 삼자. 선거는 결국 간절하게 승리를 꿈꾸는 사람의 몫이 아닌가”라며 “국민의 마음을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2002년 대선 당시 정몽준 후보의 지지 철회 사태를 언급하며 지지층 결집을 유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단일화 성사를 견제한 발언으로 보인다.
야권 단일화를 ‘자리 나눠먹기 야합’에 지나지 않는다는 주장을 우회적으로 드러내며 정치교체의 필요성도 피력했다. 그는 용인 유세에서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 지금은 시계추가 왔다갔다 하듯 둘 중 하나만 골라야 한다. 그러니까 촛불에 쫓겨난 정치세력이 다시 복귀하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또한 시흥 유세에서 “지금 상황이 조금 이상해지긴 했다. 하지만 뭐 상관있겠나”라면서 “정치는 국민이 하는 것이고 역사는 우리 국민들이 만들어왔다. 상황이 변했든 말든 정치개혁을 통한 정치의 꿈을 이재명이 확실하게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야권 단일화 효과를 축소하기 위해 ‘인물 대결 구도’를 내세우는 전략을 세웠다. 윤 후보의 무능함을 질타하며 자신의 국정운영 능력을 부각하는 식이다.
그는 하남 유세에서 “대통령을 유능하고 책임감 있고 경험이 있는 프로, 검증된 실력이 있는 프로에게 맡기면 얼마나 좋겠는가”라며 “초보 아마추어가 국정 연습하게 할 건가, 검증된 실력을 갖춘 프로에게 국가 경영을 맡기겠는가”라고 물었다. 시민들은 “이재명”을 연호하며 화답했다.
8년간 시정을 맡았던 성남시를 찾아서도 ‘유능한 행정가’ 이미지를 강조했다. 그는 “성남이 한때는 철거민의 도시라고 해서 저 자신조차도 어디 사냐 물을 때 서울 옆에 산다고 답했다. 분당 주민들은 성남시가 아닌 ’분당에 산다’고 얘기했다”면서 “그런데 이젠 대한민국 최고의 도시가 되지 않았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여러분이 이재명을 써본 다음에 품질 좋고 괜찮으니 써보라고 리뷰 하는 바람에 경기도지사가 됐지 않나. 경기도민들도 리뷰를 보니 괜찮다 싶어서 써봤더니 진짜 괜찮네, 대한민국 위해 한번 써보자 해서 이렇게 된 게 아닌가.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허리를 90도로 숙이며 감사를 표했다.
윤 후보의 ‘사드 추가 배치’ 발언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자신은 ‘교통 문제’ 해결에 주력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평택 유세에서 “여러분이 걱정하는 사드를 쓸데없이 1조5000억원씩 주고 사서 필요 없다는데 굳이 쓸 수도 있다. 반대로 이재명 같은 사람을 뽑으면 예산을 아끼고 여러분이 원하는 대로 GTX-A, GTX-C 노선 평택 연장을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