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권역별 병상관리, 과도한 입원 억제 위해 불가피

중앙·권역별 병상관리, 과도한 입원 억제 위해 불가피

전국 위험도 ‘매우 높음’… 백신 기피현상 방지해야
오미크론 BA2, 중증도·백신효과 차이 미미

기사승인 2022-03-08 07:00:06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감염관리센터.   사진=임형택 기자

방역당국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환자의 입원은 중앙에서 권역별로 상황을 고려해 조율하는 방식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7일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백브리핑에서 “개별 의료기관에서 입원을 바로 결정하는 방식도 필요한 것은 맞지만, 아직까지는 효율성이 떨어져 도입하기 적합하지 않다”며 “코로나19를 계절독감처럼 관리하는 상황이 되기까지는 (도입이)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코로나19 병상 배정은 중앙사고수습본부(이하 중수본)의 중앙·권역별 병상배정반에서 담당하고 있다. 입원이 필요한 확진자가 발생하면, 지자체가 중수본에 병상 배정을 요청하는 방식이다. 배정 절차에 일정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일각에서는 현장 의료진이 환자의 상태에 따라 입원을 즉각 판단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병상 배정을 개별 의료기관에 맡기면 과도한 입원을 억제할 수 없다는 것이 방역당국의 입장이다. 현행 오미크론 대응체계의 기본 원칙은 고위험군과 위중증 환자 관리에 집중하는 것이다. 입원 치료 필요성이 높지 않은 환자의 입원이 증가하면 의료대응 여력을 효율적으로 운용하지 못하게 된다는 우려다.

병상의 지자체별 배분을 위해서도 병상배정반의 조율이 필요하다. 권역 내에서 병상 수요에 통합적으로 대응해야 특정 지자체에서 병상이 부족해지는 상황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전국의 코로나19 병상 보유량은 총 4만9018병상이다. 가동률은 위중증병상 59.8%, 준-중증병상 64.5%, 중등증병상 49.3% 등이다. 

한편, 이날 기준 의료기관에 입원 중인 위중증 환자는 955명까지 증가했다. 연령대별로 △10세 미만 8명(0.8%) △10대 3명(0.3%) △20대 10명(1%) △30대 27명(2.8%) △40대 27명(2.8%) △50대 83명(8.7%) △60대 208명(21.8%) △70대 256명(26.8%) △80세 이상 333명(34.9%) 등이다.

전국 위험도 ‘매우 높음’… 백신 기피현상 방지해야

이달 1주차 코로나19 주간 위험도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모두 ‘매우 높음’ 수준으로 평가됐다.

주간 일평균 확진자는 19만7249명으로 8주째 증가했으며, 60세 이상 확진자는 20만7648명(15%)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입원환자, 위중증 환자, 사망자 모두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주간 입원환자 수는 지난달 4주차 1만2092명에서 1만2193명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주간 신규 위중증 환자 수는 655명에서 819명으로, 주간 사망자 수는 541명에서 901명으로 늘었다.

특히,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은 전국(53.5%) 및 수도권(49.6%)·비수도권(62.6%)에서 모두 상승해 지난해 12월 5주차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재택치료 의료기관 가동률 역시 지난달 4주차(37.0%)와 비교해 20.2%p 상승한 57.1%로 집계됐다. 재택치료 의료기관이 782개소에서 848개소로 증가했음에도 가동률이 큰 폭으로 상승한 상황이다.

일상회복지원위원회 방역의료분과위원회는 “발생이 급증하고 있음에도 의료대응역량은 감당가능한 수준으로 유지중이나, 비수도권의 경우 전반적으로 대응역량이 취약해 대응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원회는 “확진자, 위중증, 사망자에 비해 입원환자 증가가 낮은 이유 및 사망자와 위중증환자의 특성 분석 등 오미크론 변이의 특성 파악이 필요하고, 의료자원 포화를 대비할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방역 완화 조치로 인해 사회적 혼란이 발생하는 상황을 예방해야 한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위원회는 “방역 패스 잠정 중단으로 백신 접종 기피 현상이 가중되는 등 국민 혼란을 방지하기 위한 정보 제공이 중요하며, 신속항원검사 확대로 스스로 진단‧치료하는 비중이 증가할 가능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미크론 BA2, 중증도·백신효과 차이 미미

오미크론의 하위변종 바이러스인 BA2의 위험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 BA2의 주간 국내 검출율은 22.9%로 집계됐다. BA2는 기존 오미크론보다 빠른 속도로 감염되기 때문에 국내 우세종이 되면서 확진자 규모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평가에 따르면 BA2의 전파력은 기존 오미크론인 BA1보다 약 30%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평균 세대기도 다소 짧아진 0.5일로 파악됐다. 세대기는 확진자가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기간을 의미한다. 해외에서 BA2의 임상적 중증도 평가를 진행한 결과, 기존 BA1의 중증도와 차이가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보건당국은 현재 국내에서 사용 중인 검사 수단으로 BA2를 가려낼 수 있으며, 백신의 효력도 작용하기 때문에 큰 타격이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BA2의 특성이 국내에서 확진자 발생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줄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질병관리청 코로나19 정례브리핑을 통해 “BA2의 국내 점유율이 증가했고, 전 세계 동향을 보더라도 최근 2월 4주차에 BA2의 점유율은 58.1% 정도”라며 “우리나라에서도 해외 유입 사례에서 47.3% 정도가 BA2로 파악돼 유행이 확인이 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 청장은 “BA2가 백신 효과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평가를 지켜본 결과, 최근 다른 나라에서 확인된 백신의 효과 면에서 BA1과 BA2가 큰 차이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며 “BA2가 약간의 전파력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지속적으로 영향분석 및 모니터링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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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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