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여론전 강화…관영매체·SNS에 가짜뉴스 극성

러시아 여론전 강화…관영매체·SNS에 가짜뉴스 극성

주영 러 대사관, 어린이병원 폭격에 “군시설” 주장
SNS에 “우크라이나 참상, 가짜 뉴스” 게시글 잇달아

기사승인 2022-03-11 14:44:48
stopfake 웹사이트 캡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16일째, 전쟁 참상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려 반전(反戰)여론을 주도하는 우크라이나에 맞서 러시아도 여론전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러시아 측은 관영 언론과 SNS를 통해 공격의 정당성을 주장하면서 우크라이나 참상과 관련한 보도가 ‘가짜 뉴스’라고 일축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포브스·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측은 관영 언론과 SNS 등으로 최근 논란이 된 일부 보도가 가짜 뉴스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트위터에는 최근 공습 피해를 입은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 도시 마리우폴의 산부인과 및 어린이병원과 관련한 사진에 ‘가짜’라는 빨간 라벨을 찍은 이미지가 확산하고 있다. 여러 외신을 통해 폐허가 된 건물, 피 흘리며 대피하는 만삭 임산부 등 마리우폴 병원의 참상을 담은 사진과 영상이 보도된 이후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이 병원 폭격으로 어린이 포함 3명이 숨지고 17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공격 당시 병원에는 환자가 없었고, 오히려 군 병력이 주둔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드미트리 폴리안스키 주유엔 차석대사, 주영 러시아 대사관 등 러시아 측은 만삭의 임신부가 들것에 실려가고 건물을 빠져나가는 외신 보도 사진 속 인물이 뷰티 인블루언서라며, 그가 분장을 하고 피해자인 척 연기했다고 조작설을 제기했다. 이러한 주장이 담긴 게시물은 SNS 측에 의해 삭제됐지만 누리꾼들에 의해 현재도 공유되고 있다. 

트위터 캡처

지난달 말 우크라이나 하리코프 동부 추구예프의 아파트에서 러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피범벅된 여성의 사진을 두고 러시아 텔레그램 채널 ‘가짜와의 전쟁’(War on Fakes)’은 사진 속 여성이 우크라이나군 관계자이며, 얼굴의 피가 포도 주스인 것처럼 보인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러시아 당국은 국영 언론을 통해서도 특별 군사작전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탈나치화하기 위해 군사적 행동에 나섰다는 주장이다. 

NYT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언론 타스통신은 우크라이나의 네오 나치를 비난하면서 러시아군의 공격 빌미는 우크라이나에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타스통신은 우크라이나 아파트 공격을 해명하기 위해 “(네오 나치가) 아파트 건물에 중화기를 배치하고 일부 주민들을 집에 강제로 감금돼있다”고 보도했으나 증거는 제공하지 않았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한 허위 정보 모니터링 플랫폼(Cyabra) 조사에 따르면 트위터에서 반(反)우크라이나 성향 게시물 수는 2월 14일을 기준으로 며칠 전과 비교해 1만1000% 이상 증가했으며, 상당수가 가짜 프로필이었다고 포브스는 보도했다. 

연구원들은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두 플랫폼에서 지난 2주간 올라온 우크라이나 관련 콘텐츠의 56%가 온라인상의 가짜 아이디(Sock puppet)였으며, 이러한 프로필 상당수가 반우크라이나 성향을 보이는 행동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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