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 채용비리 부담 덜다…1심 무죄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 채용비리 부담 덜다…1심 무죄

기사승인 2022-03-11 18:41:20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하나은행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 개입했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하나금융그룹은 이로서 사법 리스크에 대한 부담을 일부 덜어내기 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박보미 판사는 11일 업무방해 등 혐의를 받는 함 부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따로 합격권에 들지 못한 이들이 합격할 수 있게 어떤 표현을 했다거나 위력을 행사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법원은 함 부회장이 2015년 하나은행 공채 과정에서 일부 지원자들에 대한 추천 의사를 인사부에 전달한 사실은 인정했다. 다만 합격권이 아니었던 지원자들이 합격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아니라고 판시했다.

법원은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하나은행의 남녀 차별적 채용 방식이 적어도 10년 이상 관행적으로 지속됐다고 보이고, 은행장들의 의사결정과 무관하게 시행돼 피고인이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함 부회장의 1심 무죄 판결을 두고 “어느 정도 예상됐던 결과”라고 평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함영주 전 하나은행장이 채용비리와 관련해 직접적으로 채용 업무를 방해했다는 물증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즉 은행 임직원의 가족과 지원이 채용 추천 리스트에 올라갔다고 해서 이것이 채용비리로 이어질 법적 근거가 아직 모호한 상황이다.

앞서 함 부회장은 은행장으로 있던 2015년 공채 당시 국민은행 고위 관계자로부터 그의 아들이 하나은행에 지원했다는 얘기를 듣고 인사부에 잘 봐줄 것을 지시해 서류전형 합격자 선정 업무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 등)로 2018년 6월 기소됐다.

또 2015·2016년 공채를 앞두고 인사부에 남녀 비율을 4대 1로 해 남자를 많이 뽑도록 지시한 혐의도 받았다.

함 부회장의 공판은 4차례, 선고는 한 차례 미뤄진 끝에 이날 결론이 내려졌다.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함 부회장에게 징역 3년에 벌금 500만원을 구형했다.

한편 함 부회장은 이날 선고가 마친 뒤 취재진에 “많은 심려를 끼쳐 대단히 죄송하고, 잘 판단해주신 재판장님께 감사하다”며 “이번 계기를 통해 더 투명하고 공정한 경영을 하겠다”고 밝혔다.

함 부회장은 지난달 초 열린 하나금융그룹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지난 10년간 재임한 김정태 회장의 뒤를 이을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된 상태다. 이달 25일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과하면 임기 3년의 하나금융그룹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된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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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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