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 작년 이자이익 급증에도…충당금 등 대손비용 42.7%↓

국내은행 작년 이자이익 급증에도…충당금 등 대손비용 42.7%↓

기사승인 2022-03-16 15:03:25
쿠키뉴스DB
지난해 국내 은행의 이자이익이 대출채권과 운용자산의 증가로 46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대손충당금 등 손실에 대한 비용은 대폭 감소하면서 올해 당국의 충당금 압박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20개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4조8000억원(39.4%) 증가한 16조9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은행의 이자이익 증가와 산업은행이 보유한 HMM(옛 현대상선) 전환사채의 전환권 행사 관련 이익(1조8000억원)에 따라 당기순이익이 많이 늘었다. 산업은행을 제외한 19개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조8000억원(24.1%) 불어난 14조4000억원이다.

은행의 이자이익은 전년보다 4조8000억원(11.7%) 증가한 46조원으로 집계됐다. 대출채권 등 운용자산의 증가에 따른 결과다.

순이자마진(NIM)은 1.45%로 전년 대비 0.03%p 상승했다. 지난해 잔액 기준 예대금리(예금·대출금리) 차이는 1.81%로 1년 전보다 0.03%p 확대됐다.

비이자이익은 1년 전보다 3000억원 감소한 7조원이다. 산업은행을 제외하면 4조4000억원으로 1조6000억원이 감소했다.

외환·파생 분야 이익이 ‘기저효과’로 지난해보다 감소했고, 금리상승으로 유가증권 관련 이익도 축소됐다. 판매비와 관리비는 2020년보다 2조2000억원 증가한 26조3조원을 썼다.

대손상각비와 충당금 전입액 등을 합친 대손비용은 4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조1000억원(42.7%) 급감했다.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권고에도 국내은행의 충당금 적립 수준은 크게 늘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총대출채권 대비 충당금 적립률은 0.41%(4대 은행 기준)로 전년대비 소폭 하락했다. 국내 시중은행의 충당금 적립률은 미국 투자은행 JP모건(1.5%), 뱅크오브아메리카(1.3%), 웰스파고(1.4%) 등과 비교해 볼 때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시중은행의 지난 2020년 대손충당금 순전입액은 2조원이었는데, 지난해 2000억원에 그쳤다. 일각에서는 국내 시중은행이 위기 대응을 위한 대손충당금을 쌓아놓고 있지만 실제로는 여전히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따라서 금융당국이 은행의 특별대손충당금 적립을 유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금융연구원 이순호 연구원은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코로나19가 이른 시일 내에 종식되지 못하면 소상공인 등의 영업 환경이 크게 개선될 가능성은 적다”라며 “부실채권을 기준으로 산출된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은행의 손실흡수 능력에 대한 오인을 유도하는 지표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는 IFRS9 기준에 따라 대손충당금 적립률이 높게 산출돼 은행이 실제로 충당금을 더 쌓기에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보니 금융당국이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금감원은 “코로나19 재확산,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대내외 경제의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되는 가운데, 잠재부실의 현재화 가능성에 대비해 은행의 손실흡수능력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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