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라 “내 음악으로 위로받았다는 말, 내게도 위안” [쿠키인터뷰]

솔라 “내 음악으로 위로받았다는 말, 내게도 위안” [쿠키인터뷰]

기사승인 2022-03-17 06:00:05
솔로음반을 낸 그룹 마마무 솔라. RBW

“제 민낯이 보기 불편하신 분들은 누르지 말아주세요!!!!” 그룹 마마무 멤버 솔라는 2019년 10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영상에 이런 제목을 붙였다. 앞서 민낯으로 촬영해 올린 다른 영상에 ‘보기 불편하니 기초화장이라도 해달라’는 댓글이 달리자 내린 특단의 조처였다. 화장 안 한 얼굴에 무슨 죄가 있기에. 솔라는 주눅 들지 않았다. 15일 화상으로 만난 자리에서도 그는 민낯이었다. “성격이 워낙 단순해서일까요? 저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 어려웠던 적은 없었어요.” 솔라에게 얼굴은 그냥 얼굴일 뿐, 자신을 우월하게 혹은 열등하게 만드는 무언가는 아니었다.

이런 생각은 그가 16일 발매한 솔로음반 ‘용 : 페이스’(容 : FACE)에도 반영됐다. 솔라는 “각기 다른 얼굴을 가진 사람들 모두 가치 있고 소중한 존재라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다”고 했다. ‘얼굴’이라는 소재는 솔라의 본명 ‘용선’(龍仙·얼굴 용, 신선 선)에서 따왔다. “어려서부터 단어 ‘용’을 좋아했어요. 왜인지는 모르게 그냥 애착이 갔죠. 의미 있는 음반을 만들고 싶어 고민하다가, 제가 좋아하는 ‘용’이 떠올라 지금처럼 제목을 지었어요.” 그는 “들을수록 기분이 좋아지고 한편으로는 위로를 얻을 수 있는 음반을 만들려고 했다”고 부연했다.

얼굴은 마음을 보여주는 창이다. 솔라는 자신의 웃는 얼굴을 특히 좋아한다고 했다. “웃음은 전염된다잖아요. 제가 웃으면 주변 사람들도 웃고, 그 모습에 저도 기분이 좋아져요.” 밝고 씩씩한 성격 덕분일까. 솔라는 도전을 즐긴다. 타이틀곡 ‘꿀’(HONEY)에선 데뷔 후 처음으로 랩에 도전했고, 태어나 처음 작사·작곡한 노래 ‘빅 부티’(Big Booty)도 음반에 실었다. “‘빅 부티’(큰 엉덩이)를 향한 갈망이 커서 흥얼거리다가 작업한 노래”라고 한다. “엉덩이 근육이 많은 일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요즘도 ‘부티’ 운동을 열심히 해요.” 솔라는 이렇게 말하며 또 한 번 웃었다.

솔라의 신보 콘셉트 사진. 석고상은 솔라 얼굴을 본 떠 만들었다. RBW

도전은 창법 변화로도 이어졌다. 마마무 안에서 시원하게 고음을 뽑아내던 솔라는 ‘용 : 페이스’에서 색다른 목소리를 들려준다. ‘공기 반 소리 반’ 창법이 돋보이는 ‘꿀’이 대표적이다. 솔라는 이 곡을 “봄에 듣기 놓은 노래”라고 소개했다. 하우스풍 사운드가 흥을 돋우고 산뜻한 목소리가 마음을 설레게 해서다. 그는 “마마무 음악에서 주로 쓰던 힘 있는 창법 대신 간질거리는 느낌을 담았다. 듣는 분들에게 새로운 느낌을 줄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처음 해본 랩도 재밌어서 욕심이 생긴다. 팀에서 랩을 담당하는 문별에게도 ‘자연스럽게 잘했다’는 칭찬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룹으로 활동할 땐 사람들이 마마무에게 기대하는 면과 멤버들과의 조화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팀 안에서 제가 해야 할 역할이 분명하죠. 반면 솔로 음반에선 제가 하고 싶은, 지금의 저를 가장 잘 나타내주는 음악을 시도할 수 있어서 좋아요.” 다만 솔라는 자기 욕망에만 몰두하지 않고, 주변에서 건네는 의견과 조언에도 귀를 기울였다. 2020년 낸 첫 솔로곡 ‘뱉어’가 준 교훈이다. “‘뱉어’는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을 98% 구현한 노래였어요. 멤버들 중 가장 늦게 솔로곡을 내 부담과 욕심이 모두 컸거든요. 그래서 눈에 뵈는 게 없었나 봐요(웃음). 그 경험이 저를 많이 성장시켜줬어요. 다른 사람 의견을 받아들일 줄 알게 됐죠.”

솔로 음반을 준비하면서도 일주일에 1~2번씩 유튜브에 새 영상을 올렸다. 마마무 음반도 1년에 2장 이상 꼬박꼬박 발표해왔다. 그래도 솔라는 목마르다. 그는 “음반에 싣지 못한 신곡이 하나 더 있다. 시작부터 강렬하고 파격적이다. 녹음도 해놓은 곡이라, 음반 활동을 마친 후 기회가 된다면 들려드릴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그를 움직이는 힘은 팬덤 ‘무무’에게서 나온다. 솔라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많은 분들에게 위로를 드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고 행복하다”며 “마마무만의 음악과 색깔을 잃지 않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8년 동안 가수로 활동하면서 좋은 일도 많았고 슬럼프도 겪었어요. 제게도 힐링이 필요한 순간은 분명 있었죠. 돌아보면 ‘마마무 음악이 위로가 된다’는 팬들의 말이 저를 위로해줬어요. 그 마음에 보답하고 싶었어요. 모든 사람은 소중한 존재라고 말하는 이 음반을 통해서요.”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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