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4대 금융지주의 주주총회가 몰려있는 ‘슈퍼 주총’ 데이가 이번 주 개최된다. 신한금융지주를 제외한 3대 금융지주(KB국민, 하나, 우리)가 25일 열리는 가운데 각 금융지주 산하 은행장들이 선임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주총서는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의 회장 선임이 가장 주목받고 있다. 이외에도 KB금융 노조가 주주제안으로 추천한 김영수 전 수출입은행 부행장의 사외이사의 선임 여부도 관심이 모이는 상황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24일 신한금융지주를 시작으로 25일 KB·하나·우리금융지주가 정기 주총을 개최한다. 가장 먼저 주총을 개최하는 신한금융의 경우 조용병 신한지주 회장과 진옥동 신한은행장의 임기가 오는 2023년 3월까지다 보니 큰 이슈가 없는 상황이다. 이번 주총에서 8인의 사외이사와 3인의 감사위원 선임의 건만 안건으로 상정됐다.
특이사항으로는 새로운 여성 사외이사 선임 건이다. 앞서 지난 3일 신한금융은 이사회를 열어 재일교포 출신 김조설 오사카상업대학 경제학부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신규 선임 추천했다. 안건이 통과될 경우 신한금융은 기존 윤재원 사외이사를 포함 여성 사외이사가 2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KB금융지주 주총의 관전포인트는 민간금융사 최초 ‘노조추천이사제’ 도입 여부다. 이번 주총서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된 인물은 최재홍 강릉원주대학교 멀티미디어공학과 교수와 김영수 전 수출입은행 부행장 등 2명이다.
이중 최재홍 후보는 사측에서 추천한 인물이며, 김영수 후보는 KB금융 노조에서 주주제안을 통해 추천한 인물이다. KB금융 노조의 노조추천이사제 도입 시도는 2017년 이후 5번째로, 그간 주총에서 주주들에게 과반 이상의 동의를 얻지 못하거나 자진철회 등의 사유로 번번히 불발됐다. 만약 이번 주총서 김영수 후보가 선임된다면 민간 금융사 최초로 노조추천이사가 탄생하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또한 KB금융지주의 배당도 관심이 모아진다. KB금융지주의 2021년도 당기순익은 전년도 대비 27.6% 상승한 4조4096억원으로 ‘리딩뱅크’의 자리를 탈환했다. 현재 KB금융은 2021년 결산 컨퍼런스콜에서 배당성향을 26.0%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시킨다고 밝힌 상황이다.
지난해 완전 민영화에 성공한 우리금융은 ‘지배구조 개편’이 주총 관전 포인트다. 우리금융은 이원덕 신임 우리은행장 내정자의 비상임이사 신규 선임 안건 통과를 준비하고 있다. 다만 다만 ISS가 이 내정자의 비상임이사 추천에 반대를 던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리금융의 지배구조 변화에 부담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ISS는 세계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기업의 주주총회 안건을 분석해 의결권 행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완전 민영화에 성공한 이후 외국인 투자자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는 만큼 ISS의 권고를 주주들이 무시하 어렵다.
4대 금융지주 주총 중 가장 뜨거울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하나금융이다. 하나금융은 지난 2월8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열고 함영주 부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했다. 이번 주총을 통해 함 부회장이 회장에 오를 경우 하나금융은 김정태 현 회장 체제에서 10년 만에 수장 교체를 맞게 되는 셈이다.
다만 우리금융에서도 반대표를 던진 ISS가 함 부회장이 수년째 채용비리 관련 재판을 진행 중이라는 사유를 들어 반대를 권고했다. 함 부회장의 경우 채용비리 혐의에 대해서는 지난 11일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14일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 판매와 관련한 금융당국의 징계를 취소해달라는 소송에서는 패소했다.
특히 하나금융은 우리금융과 달리 외국인 보유지분율(2021년말 기준)이 67.53%로 외국인 주주의 의견이 더욱 크게 작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이뤄졌다.
또한 약 10년간 하나금융을 이끌었던 김정태 회장의 특별공로금(퇴직금) 50억원을 별도로 지급하는 안이 이번 주주총회 안건에 포함됐다. 특별 퇴직금 안건이 의결된다면 김정태 회장은 보수액(2021년 24억원)과 별개로 퇴직금을 받게 된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