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가 김정태 전 회장의 후임으로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을 회장으로 선임했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의 수장은 10년만에 바뀌게 됐다.
25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이날 오전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함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을 가결했다. 앞서 하나금융지주는 지난달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를 열고 함 부회장을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한 바 있다.
이날 선임안이 가결되면서 함 신임 회장은 오는 2025년까지 하나금융그룹을 이끌어가게 된다. 또한 ▲백태승 ▲김홍진 ▲허윤 ▲이정원 ▲이강원 등 5명의 사외이사 선임 안건도 통과시켰다. 이사보수한도 승인 안건과 퇴임하는 김정태 회장에게 특별공로금을 지급하는 안건도 승인돼 모든 안건이 원안대로 통과됐다.
주총 개최 전 함 회장의 선임 여부를 두고 많은 의견들이 오고간 바 있다. 당시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내정자는 채용 업무방해 혐의와 관련해 형사재판과 금융 당국의 징계처분 취소를 구하는 행정 소송 등 2건의 재판을 받아 왔다. 1심에서 형사재판은 무죄 선고를 받았지만 행정소송은 패소했다. 국내외 의결권 자문기관은 재판 및 제재 문제가 남아 있다는 이유로 이사 선임안에 반대하라고 권고했었다.
하지만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지분율 9.19%)이 24일 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를 열고 함 내정자의 이사 선임안에 찬성하기로 결정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결국 외국인 주주들의 선택이 최종 향방을 결정짓게 된 것.
하지만 이변은 없었다. 금융권에선 함 회장의 하나은행장 및 그룹 부회장 재임 시절 하나금융이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높은 이익 성장률을 낸 게 실적을 중시하는 외국인 주주들의 마음을 얻었다고 분석한다.
함 신임 회장은 2015∼2019년 하나은행장으로서 외환은행과의 통합 작업을 마무리하는 등 하나은행의 성장을 이끄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6년 3월부터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을 겸직했고, 2019년부터는 경영지원부문 부회장으로 그룹의 전략, 재무 기획 등을 총괄해왔다.
한편, 함 회장의 선임을 두고 시민단체의 반대 집회도 개최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금융정의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25일 오전 집회를 열고 “함 부회장은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고 이 징계가 정당하다는 서울행정법원의 1차 판단이 있었다”며 “이는 국민연금기금 수탁자 책임 활동에 관한 지침' 제11조에 따라 ‘반대 의결권’ 행사 사유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나금융은 현재 진행 중인 재판만 2개인 함영주 부회장의 무리한 회장 선임을 중단하고, 이번 주주총회에서 함영주 부회장에게 일련의 사태에 대한 책임부터 물어야 마땅하다”며 “함영주 부회장이 진정 사모펀드 사태와 채용비리 사태에 대하여 책임을 통감한다면, 스스로 후보를 사퇴해야한다”고 덧붙였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