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아닌 자궁 출혈… 자궁내막암 의심 [진료실에서]

때 아닌 자궁 출혈… 자궁내막암 의심 [진료실에서]

글‧김법종 원자력병원 산부인과 과장

기사승인 2022-04-04 08:03:02

“50대 주부입니다. 지난해 완경을 했는데 며칠 전부터 피가 비칩니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자궁내막암 증상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정기적으로 자궁경부암 검진을 받고 있어 맘 놓고 있었는데 걱정이 큽니다.” 
 
자궁내막암은 대부분 50대 이후에 발생한다. 완경 후 비정상적인 자궁 출혈이 있으면 자궁내막암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최근 서구화된 식생활로 20∼30대의 젊은 자궁내막암 환자도 늘고 있는 추세이다. 
 
자궁내막은 자궁의 가장 안쪽 면으로 수정란이 착상하는 얇은 막이다. 여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월경주기에 따라 자궁내막이 자랐다가 떨어져 나가기를 반복한다. 임신이 되지 않고 두꺼워진 내막조직이 떨어져 나가면서 발생하는 것이 월경이다. 자궁내막암은 이 자궁내막에 생긴 암이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에 오랫동안 노출되면 발병위험이 높아진다. 따라서 임신·출산 경험이 없거나 초경을 빨리한 여성, 완경이 늦은 여성 등이 자궁내막암에 걸릴 위험이 높다. 특히 비만과 함께 당뇨병, 다낭성난소증후군 등도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이밖에 유방암 환자가 호르몬제 타목시펜 복용 중 출혈이 생기면 자궁내막암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에스트로겐과 관련 없는 위험인자로는 50세 이상 연령, 가족력, 유전성 대장암과 관련된 린치증후군 등을 꼽을 수 있다.
 
가장 흔한 증상은 비정상적인 질 출혈이다. 자궁내막암이 초기에 발견되는 가장 큰 이유는 대부분 질 출혈이 생기기 때문이다. 완경을 했는데 출혈이 있거나, 가임기 여성의 경우 생리 때가 아닌데 출혈이 있고, 생리가 불규칙하면 자궁내막암을 의심해볼 수 있다. 
 
내진이나 질 초음파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있으면 자궁내막 조직을 채취해 조직검사를 한다. 자궁내막암으로 진단되면 치료법을 결정하기 위해 전산화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과 같은 영상 진단을 시행한다. 
 
표준 치료법은 수술이다. 자궁을 절제하고 난소전이가 있으면 난소를 함께 잘라낸다. 요즘은 환자의 삶의 질을 고려해 흉터가 적고 회복이 빠른 복강경이나 로봇수술을 많이 하며 환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임신을 생각해 자궁을 남기고자 한다면 여성 호르몬 작용을 억제하는 프로게스틴 성분의 고농도 약물치료를 한다. 
 
자궁내막암은 자궁경부암과 달리 별다른 검진 프로그램이나 백신이 없다. 완경 후 조금이라도 피가 비치면 그냥 지나치지 말고 꼭 부인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젊은층도 비만하면 지방세포가 여성호르몬을 분비해 자궁내막을 증식시켜 자궁내막암 위험을 높이므로 평소 식이조절과 규칙적인 운동으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도록 한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이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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