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HDC현대산업개발(HDC현산)에 ‘광주 학동 철거건물 붕괴 사고’ 부실시공 혐의로 내린 8개월의 영업정지 행정처분 효력이 정지됐다. 법원이 현산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결과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판사 김정중)는 14일 HDC현산이 서울특별시장을 상대로 낸 영업정지 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30일 학동 사고 발생에 HDC현산의 부실시공 책임이 있다고 봐서 영업정지 8개월의 행정처분을 내렸다. 이에 HDC현산은 법원에 집행정지 가처분과 행정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고 손해를 예방하기 위한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인정된다”며 “본안소송 선고 후 30일이 되는 날까지 영업정지 8개월의 효력을 정지하라”고 주문했다.

법원의 결정으로 HDC현산은 정상영업이 가능해졌다. 특히 13일 추가로 내려진 학동사고 관련 ‘하수급인 관리의무 위반’에 따른 8개월의 추가 영업정지와 현재 청문 절차를 앞두고 있는 화정동 아이파크 붕괴 관련 ‘등록말소 또는 영업정지 1년’의 처분도 가처분 신청으로 일단 제재를 피할 수 있게 됐다.

더욱이 ‘하수급인 관리의무 위반’에 따른 8개월의 추가 영업정지 처분은 과징금으로 대체가 가능한 상황. 건설산업기본법의 ‘영업정지 및 과징금 부과기준’에 따르면 건설사는 부실시공·부당이득금을 제외한 위반 행위에 대해 영업정지와 과징금 처분 중 선택이 가능하다. 현산이 과징금을 선택할 경우 부과될 과징금은 4억원대 수준으로 파악됐다.

HDC현산은 가처분 신청과 별개로 사고에 대한 책임은 끝까지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HDC현산 관계자는 “저희는 사고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다한다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으며, 향후에도 직원, 협력사, 고객과 투자자의 입장을 모두 고려하여 신중하게 사고수습을 진행하고, 신뢰회복을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영업정지 처분의 과징금 전환과 관련해서는 “서울시가 전날 보내온 공문에 과징금 선택이 가능하다는 내용이 있어 이 역시 직원, 협력사, 고객과 투자자의 입장을 모두 고려해 과징금 선택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