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기준금리가 1.25%에서 1.5%로 올라갔다. 기준금리는 한국의 시장금리 전반에 영향을 주는 만큼 많은 금융상품의 금리가 올라갈 예정이다. 기준금리가 네 차례 인상되면서 시장금리도 크게 상승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변동금리를 이용하는 차주들은 1인당 평균 65만원 가량의 이자부담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1.25%이던 기준금리는 1.5%가 됐다. 한은이 총재가 공석인 상황에서도 기준금리를 인상하기로 결정한 가장 큰 원인은 ‘인플레이션’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소비자물가가 급등하고 있기 때문.
실제로 지난달 국내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보다 4.1%가 상승했다. 2011년 12월(4.2%) 이후 10년3개월 만에 4%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침공이 끝나지 않은 만큼 물가상승은 이어질 전망이다.
물가상승을 막기 위해 기준금리가 올라갔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 상승으로 시장금리도 함께 올라가기 때문. 특히 변동금리 상품이 주로 판매되는 주택담보대출과 같은 부동산 대출 차주들의 시름이 깊어질 수 밖에 없다.
실제로 한은의 가계신용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62조1000억원이다. 카드 사용액(판매신용)을 제외한 가계대출만 1755조8000억원이다. 또 지난달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전체 잔액 가운데 76.5%가 변동금리 대출인 것을 감안하면 약 70% 이상의 차주들은 기준금리 상승으로 인한 이자부담에 노출될 수 밖에 없다.
기준금리 상승으로 인한 차주들의 이자부담은 절대 작지 않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기준금리가 0.25%p씩 늘어날 때마다 가계의 이자 부담은 3조3580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부터 올해 4월까지 기준금리가 총 0.25%p씩 4번 늘어난 만큼 13조원 이상의 이자가 상승했다.
최근 기준금리가 4차례 인상되는 동안 늘어난 이자 부담을 단순 계산하면 1인당 65만원이 늘어나는 셈이다. 여기에 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2회 이상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많은 만큼 추가적인 이자부담의 여지도 있다.
‘영끌’을 마친 차주들의 이자부담뿐 아니라 신규 대출이 필요한 실수요자들의 한숨도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대출규모가 큰 주담대를 신청할 차주들의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5% 중반대를 넘어 6%대까지 근접했다.
이미 시장금리는 인상될 준비를 마쳤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3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2월(1.70%)보다 0.02%p 높은 1.72%로 집계됐다. 시중 은행들은 당장 16일부터 신규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에 이날 공개된 3월 코픽스 금리 수준을 반영하게 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담대 금리를 시중은행이 우대금리를 줘서 내리는 모습을 보이지만, 흐름 자체는 상승을 계속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며 “대출 만기가 3년 이상 남았다면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것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