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17일 자녀 의대 편입학 특혜 등 그동안 제기된 각종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각종 의혹과 관련해 ‘부정의 팩트’가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두명 모두 자진 사퇴나 지명 철회는 없다는 입장이어서 청문회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과의 충돌이 예상된다.
정 후보자는 이날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언컨대 자녀들 문제에 지위를 이용한 부당행위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먼저 “앞으로의 비전과 정책구상을 설명하기도 전에 국민께 큰 심려를 끼쳐 몹시 안타깝고 송구스런 마음이다. 국민의 관심이 큰 자녀들의 편입과 병역에 대해 근거 없는 의혹이 제기돼 직접 정확한 사실을 설명 드리고자 한다”고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그는 편입학 논란에 대해 “의대 편입이나 병역 처리 과정은 최대한 공정성이 담보되는 절차에 따라 진행됐고, 객관적인 자료로 드러나는 결과에 있어서도 공정성을 의심할 대목이 없다”며 “저는 검증을 위한 객관적인 조사를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선발과정은 2단계에 거쳐 진행된다. 1단계는 3배수를 선정한다. 2단계는 1단계 점수에 면접고사 100점과 구술고사 200점을 합쳐 800점으로 평가한다. 자기소개서에 부모 직장을 적을 수 없다. 심사인원은 총 50여 명이 참여했다. 심사위원 배정은 심사 당일에 추첨으로 임의배정해 누가 심사하게 될 지 알 수 없다. 2중, 3중의 투명한 장치가 마련돼 청탁이 불가능한 구조다. 특혜를 주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해명했다.
정 후보자는 “딸은 객관적인 성적이 우수했다. 최종 합산점수는 33명 중 27위였다. 최종점수는 17명 중 7위였다. 특히 학사 성적과 영어성적 합산점수는 1위였다. 특혜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경북대병원 자원봉사는 누구든지 신청하면 심사 없이 할 수 있고, (아들 논문관 관려해) 공과대학에서는 학부생이 논문에 참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자는 4급 보충역 판정을 받은 아들의 병역 의혹에 대해서도 “실질적인 근거 없이 의혹이 계속 확산되고 있다. 국회에서 의료기관을 지정해 주면 그 기관에서 검사와 진단을 다시 받도록 하겠다”고 반박했다.
윤석열 당선인 역시 정 후보자의 입장을 지지하는 모습이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부정의 팩트가 확실히 있어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을 윤 당선인이 말했다”며 지명 철회를 위해서는 각종 의혹과 관련한 명확한 증거나 증인이 있어야 한다는 윤 당선인의 입장을 전달했다.
정 후보자가 각종 의혹을 두고 적극적인 해명을 통해 정면 돌파에 나서면서 청문회에서 민주당과의 격돌은 피할 수 없게 됐다 민주당은 보건복지위 소속 의원들을 중심으로 정 후보자의 자녀 경북대 의대 편입 특혜 의혹 등 여러 의혹에 대한 검증 작업에 돌입한 상태다.
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이날 SNS 통해 “정호영 후보자는 대통령 당선인의 40년지기 친구라는 것 외에 보건복지부 장관이 되어야 할 그 어떤 하등의 이유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윤 당선인이 만약 지금 검찰총장이었다면, 이 정도 의혹 제기면 진작에 정호영 지명자의 자택과 경북대학교 병원에 전방위 압수수색을 하지 않았겠느냐”며 “국민의힘과 윤 당선인 측은 조국 운운할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호영 후보자를 위시해 ‘정말 정떨어지는 호남 소외 영남 꼰대 남성들’의 내각, 그야말로 ‘정·호·영’ 내각”이라며 “친구를 구하려다 민심을 잃는다. 소탐대실하지 말고 정호영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