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 시중은행 영업시간이 길어진다

디지털 시대, 시중은행 영업시간이 길어진다

국민은행, 72개 점포 오후 6시까지 연장 운영
신한은행, 다음달부터 토요일 영업하는 점포 개설
“고객서비스 좋지만 직원들 업무 부담도 고려해야” 내부 불만도

기사승인 2022-04-20 06:10:02
디지털 금융 열풍이 대세가 된 금융권에서 오프라인 서비스를 강화하려는 일부 은행의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시중은행 영업시간을 늘리면서 고객 접점을 늘리고 있는 것. 또한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방식을 통해 유연성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일반적인 영업시간 이후에도 금융 업무를 볼 수 있는 특수 점포를 운영한다. 

먼저 국민은행은 ‘9To6 Bank’를 도입, 오후 4시까지였던 영업시간을 저녁 6시까지 연장운행하고 이를 전국 72곳으로 확대 시행하기로 했다. 

‘9To6 Bank’는 서울 및 수도권 지역은 물론 충청, 대구, 부산, 광주 등 전국 72곳의 영업점을 선정, 고객의 접근성을 높여 더욱 편리한 이용이 가능하도록 추진했다. 현재 운영 중인 ‘9To6 Bank’는 KB국민은행 홈페이지 내에 ‘지점 찾기’ 또는 KB 스타뱅킹 내 ‘영업시간 특화지점 안내·찾기’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해당 점포에 근무하는 직원은 오전 조와 오후 조로 구성돼 오전 조는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오후조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한다.

방문 고객은 기존 영업시간 이후에도 일반 영업점과 동일한 수준의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일반 창구에서 이용할 수 있는 신규 금융상품 가입이나 대출 상담 등이 있다.

KB국민은행 제공

신한은행의 경우 평일 영업시간 연장을 넘어 토요일에도 문을 여는 영업점을 만들 계획이다. 다음달부터 순차적으로 서울 안에 있는 5개 영업점을 대상으로 평일 저녁 8시까지 문을 열기로 했다. 대상 영업점은 ▲서울대입구역지점 ▲우장산역지점 ▲강남중앙지점 ▲여의도중앙지점 ▲가산디지털지점이 있다. 이중 서울대입구역지점과 우장산역지점에선 토요일에도 은행 업무를 볼 수 있게 만든다는 것이 신한은행의 설명이다.

다만 국민은행과 달리 해당 점포에는 신한은행 직원이 화상상담으로 은행업무를 처리해주는 ‘디지털데스크’가 설치된다. 신한은행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는 기존 창구와 디지털데스크를 동시에 운영했다가 오후 4시 이후부터는 디지털데스크만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토요일에도 디지털데스크만 운영한다.

디지털데스크는 화상으로 고객을 응대해 영업점 창구에서 이뤄지는 은행업무의 90% 가량을 처리할 수 있다. 신한은행은 기존 영업시간 외에 화상으로 고객을 응대한다는 계획이다.

시중은행들이 이처럼 창구 영업시간을 늘리는 이유는 고객 접점을 늘리기 위함이다. 최근 시중은행 영업점 창구가 줄어들면서 기존 고객들의 불만이 늘어나자 다른 대안을 선택한 것. 실제로 영업점 시간을 늘리는 방안 뿐 아니라 편의점·슈퍼마켓과 손잡은 디지털 혁신 점포(하나·신한은행), 디지털 무인점포(우리은행), 점포 공유(하나·산업은행) 등 다양한 신종 영업점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영업 시간이 늘어난 만큼 직원들의 불만이 누적되고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연장 영업점 직원들에게 유연한 근무 환경을 조성해 직원들의 업무 만족도 또한 높이겠다고 밝혔지만, 국민은행 노조에서는 직원들 피로도가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류제강 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 위원장은 “9To6 Bank는 코로나 이전 폐지했던 연장 영업 점포랑 큰 차이가 없다”며 “당시 7시까지 영업시간을 늘린 점포를 운영했지만 큰 실익이 없어 사라진 것이 다시 부활한 것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론 고객편의성 부문에서 영업시간을 늘리는 것은 좋지만 대부분의 연장점포들이 영업점의 직원을 절반으로 나눠서 2교대를 시켜 업무가 가중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오히려 고객들에게 제대로 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는 만큼 연장점포를 운영하고자 한다면 인력충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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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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