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소리 지~르지 말고 박수 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발생 이후 대중음악 공연장에서 흔히 들리던 ‘웃픈’ 호응 유도가 사라진다. 캐스터네츠, 스케치북 등 기상천외한 응원도구도 필요 없게 된다. 지난 18일부터 공연장 내 함성과 떼창 등 육성 응원이 가능해지면서다. 실내·외 공연장 인원 제한도 해제돼 모처럼 공연장에 활기가 돌 것으로 기대된다.
달라진 방역지침에 따르면 공연장 내 공연 인원에 따른 사전 승인 제도와 지정좌석제, 침방울이 튈 수 있는 행위 금지 등 규정이 모두 사라진다. 그간 관객 300명 이상을 동원하는 대규모 공연은 문화체육관광부에 사전 승인을 받아야 했지만, 거리두기 조치가 사라지면서 이 절차도 없어졌다. 지난 2년간 사라졌던 스탠딩석도 부활하고, 함성이나 떼창 등 육성 응원도 가능해졌다. 오는 25일부터는 공연장 안에서 음식도 먹을 수 있다.
거리두기 해제 후 처음 맞는 주말인 23·24일에는 그룹 인피니트 멤버이자 솔로 가수로도 활동 중인 김성규, TV조선 ‘내일은 국민가수’ 톱10으로 꾸려진 국가단, JTBC ‘싱어게인2’ 톱10, 이문세, 이은미, 빅마마 등이 전국 각지에서 공연을 연다. 오는 29일에는 그룹 스트레이 키즈, 몬스타엑스, 아스트로 등 인기 아이돌 그룹들도 공연장에서 관객을 만난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기획사가 함성이나 떼창을 유도하지는 않겠지만, 공연장에서 터져 나오는 육성 응원을 막지도 않을 것”이라며 “결국 공연장 안에서 함성이 되살아나지 않겠나”라고 내다봤다.
다음 달 야외 음악 축제를 준비 중이던 기획사들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다음 달 27~29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서울재즈페스티벌’을 여는 공연 기획사 프라이빗커브는 최근 변경된 방역 지침에 따라 관객 수를 늘리고 식음료 판매 부스도 설치하기로 했다. 프라이빗커브 관계자는 “애초 지정된 좌석 5000석만 운영하려고 했지만, 거리두기 해제로 기존처럼 스탠딩석과 피크닉석 모두 열기로 했다”며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송파구청, 올림픽공원과 협의해 객석도 최대 1.5배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2007년 시작한 서울재즈페스티벌은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과 2021년 모두 열리지 못했다.
다음 달 14~15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뷰티풀 민트 라이프’도 기존 5000석 외에 추가 좌석을 판매하기로 했다. 이 축제는 거리두기가 시행 중이던 지난해 4000석 규모로 관객을 맞았다. 당시 주최 측은 모든 관객을 대상으로 신속항원검사를 실시한 뒤 음성 반응이 확인된 이들만 입장시키는 등 자체적으로 방역 수칙을 마련해 코로나19 시대 대형 페스티벌 개최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 밖에도 이달 30일과 다음 달 1일 ‘원더랜드페스티벌’, 오는 6월 25~26일 ‘서울 파크뮤직페스티벌’이 88잔디마당에서 열린다.
다가오는 여름에는 한동안 숨죽였던 록 페스티벌과 EDM 페스티벌이 다시 서울을 달굴 예정이다. 가요계에 따르면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이 오는 8월 대면 개최를 목표로 해외 정상급 밴드 섭외에 나섰다. 1999년부터 20년 넘게 이어져온 이 행사는 지난 2년 간 온라인 중계 방식으로 열려 록 팬들이 아쉬워했다. EDM 음악이 주가 되는 ‘워터밤 페스티벌’과 ‘월드 디제이 페스티벌’도 6월 열리고, EDM 음악 축제와 물놀이를 결합한 ‘송크란뮤직페스티벌 S20’는 7월 처음으로 한국 관객들을 만난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