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만 해제한건데”…실내 마스크 착용도 ‘느슨’

“거리두기만 해제한건데”…실내 마스크 착용도 ‘느슨’

의협 “실외 마스크 착용 해제는 시기상조”
안철수 “실외 해제하려면, 실내 의무화해야”

기사승인 2022-04-26 14:08:45
서울 광화문역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박효상 기자

“실내에선 마스크 좀 써주세요”

경기도 광명에서 슈퍼마켓을 하고 있는 김모씨(58)는 최근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고위험군으로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게 조심하고 있는데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매장 안에 들어오는 손님이 늘고 있어서다. 

김씨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손님에게 착용을 요청하니 ‘집에서 가까워 그대로 나왔다’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며 “거리두기만 해제된 거지 아직 마스크는 써야 하는 거라고 설명했지만 신경쓰지 않는듯 했다”고 하소연했다. 

시장에서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이모씨(30)도 “개방돼 있는 시장 특성상 마스크를 (턱으로) 내리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며 “종종 마스크를 하지 않고 가게 오는 손님도 있어 ‘마스크를 써달라’고 요청하진 않지만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다”고 했다. 

지난주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데 이어 실내 취식 금지까지 풀리면서 사실상 대부분의 방역조치가 사라진 가운데 정부는 이번주 실외 마스크 의무 착용 지침 해제 검토에 착수했다. 

실외 마스크 착용 해제 논의와 맞물려 실내 취식이 가능해지자 어디서든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고 오인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실내서도 노마스크로 다니는 사람들이 늘면서 시민들이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대학원생 박모씨(36)는 “카페에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라며 “실내 취식이 가능하다곤 하지만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매장을 돌아다니는 사람이 많더라. 직원이 일일이 다니며 마스크를 쓰라고 얘기하는데 힘들어 보였다”고 전했다. 

서울 구로구에 사는 30대 주부 이모씨도 전날 아프트 엘리베이터에서 마스크를 하지 않은 주민의 모습에 깜짝 놀랐다고 했다. 이씨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일부 어른들의 모습에 아이가 ‘왜 마스크를 쓰지 않느냐’고 물었다”며 “아직 코로나19가 종식된 것도 아닌데 걱정이 많이 됐다”고 했다. 

실제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실외는 물론 실외 마스크를 쓰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한 지역 맘카페에 누리꾼은 “조금만 길을 걸어도 마스크 안쓰고 걸어다니거나 심지어 건물 안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고 말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며 “거리두기를 없앤거지 마스크 미착용을 허용한게 아닌데 걱정이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안정세를 보이곤 있지만 마스크 착용 해제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이날 대한의사협회 코로나19 대책전문위원회는 대국민 권고문을 통해 “지난 15일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방안을 포함한 코로나19 대응 계획을 발표했지만 코로나19의 종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아직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수만명씩 발생하고 있는 상황으로 코로나19는 고위험군에게 여전히 위협적인 바이러스”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에서 밝힌 실외 마스크 착용 해제는 현재의 국내 코로나19 감염상황에서 시기상조”라며 “가장 기본적인 개인 보호구인 마스크 착용 의무화 전면 해제에 대해서는 재검토가 필요하다. 밀폐된 공간이나 실내, 고령층을 포함한 코로나19 고위험군과의 만남에서는 여전히 마스크 착용이 필요하다”고 했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도 “실외 마스크를 해제하려면 (실내) 건물 출입할 때는 반드시 마스크 쓰는 것을 권고하거나 의무화하는 조처들이 병행돼야 한다”며 “실외에서 마스크를 쓰고 있지 않고 있다가 실내에 쓰지 않고 들어가다 보면 실내에서 감염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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