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금융위에 사의 표명을 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동걸 산업은행장이 금융위원회에 산업은행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동걸 회장의 임기는 2023년까지로 약 1년5개월 가량의 임기가 남은 상황이다.
이동걸 회장은 대표적인 친문인사로 꼽힌다.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 행정관, 노무현 정부 때는 금융위 부위원장을 지냈다. 이후 2017년 문재인 대선캠프 비상경제대책단을 거쳐 문재인 정부 초기 산은 초대 회장으로 임명된 뒤 한 차례 연임했다.
특히 이 회장은 2020년 9월 임기가 만료될 예정이었지만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연임 제청을 건의해 26년만에 연임에 성공한 4번째 산업은행장이 됐다.
이 회장은 재임기간 중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대우건설·대우조선해양·쌍용차·금호타이어·KDB생명 매각 등 굵직한 구조조정 업무를 담당했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은 유럽연합(EU)의 기업결합심사 불허로 인수합병이 무산됐으며 쌍용자동차는 에디슨모터스가 지급 기한 안에 인수대금을 납입하지 못하게 되면서 인수합병계약이 끝내 실패했다.
또한 최근 KDB생명마저도 우선협상대상자인 JC파트너스가 보험사의 대주주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주식매매계약(SPA)을 해제, 매각이 연이어 무산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산업은행의 ‘사후적 구조조정’ 방식이 사실상 한계에 도달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이 회장은 출범을 앞둔 윤석열 행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윤 당선인의 경제 대표 공약 중 하나인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두고 직접적인 반대의사를 밝혔기 때문. 이 회장은 지난 1월2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저는 약 2년여 전인 2019년 산은의 지방이전은 진보가 아닌 퇴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이는 금융발전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비판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