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600억원대 횡령사건이 일어난 우리은행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2일 오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 수사관들을 보내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 압수수색 장소에는 횡령 혐의로 구속된 직원 A씨와 그의 친동생의 집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횡령 당시 근무한 부서와 유관 부서를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해 A씨의 횡령 과정을 확인할 자료와 공모자 존재 가능성 등을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총 세 차례에 걸쳐 600억원 가량을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를 받는다. 횡령 당시 A씨는 기업개선부에 있었다. 횡령금 대부분은 옛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에 참여했던 이란 가전업체 엔텍합에 우리은행이 돌려줘야 하는 계약보증금인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지난달 27일 은행 측이 횡령 사실을 인지하고 경찰에 고소하자 직접 경찰서에 찾아와 자수했고 지난 30일 구속됐다. A씨의 동생도 범행을 공모한 혐의로 전날 구속됐다.
이와 함께 A씨는 지난달 12일과 27일 2차례에 걸쳐 가족들이 사는 호주로 수천만원을 송금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실을 뒤늦게 안 은행 측이 송금 취소를 요청했으나, 이미 송금이 완료된데다 인출을 막는 데 예금주 동의가 필요해 결국 회수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일부는 파생상품에 투자하고 일부는 동생이 하는 사업에 투자했지만 잘되지 않아 횡령금을 전부 날렸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동생도 경찰 조사에서 ‘형에게 투자금을 받아 뉴질랜드 골프장 리조트 사업 등을 한 것은 맞는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등 대체로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우리은행은 뒤늦게 횡령 사실을 알고 지난달 27일 A씨를 고소했다. A씨는 같은날 경찰에 자수했고,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지난 30일 구속됐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