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가 1분기 출범 이래 최대 실적을 거뒀다. 이자수익 증가와 강점을 보였던 플랫폼 수익도 함께 늘어난 덕택이다. 다만 전체 여신성장세 자체는 둔화된 모습을 보여줘 향후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늘어났다. 이를 타개하고자 카카오뱅크는 주택담보대출 확대와 소상공인대출 출시를 통해 대출실적을 늘리겠다는 전략을 꺼내들었다.
카카오뱅크, 지방은행 실적 ‘훌쩍’…플랫폼의 힘 보였다
카카오뱅크는 ‘1분기 실적발표 설명회’를 통해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으로 668억원을 기록했다고 3일 밝혔다. 해당 수치는 전년동기 대비 43.2% 증가한 것으로, 광주은행(635억원)·전북은행(544억원) 등 일부 지방은행의 순이익을 뛰어넘었다.
영업이익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카뱅의 1분기 영업이익은 884억원으로 전년보다 63.8% 증가, 분기 최대치를 기록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고객 기반의 지속적인 확대와 플랫폼 및 뱅킹 비즈니스 부문의 고른 성장이 바탕이 됐다”며 “이자 이익 확대 및 플랫폼 비즈니스 성장이 수익성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카카오뱅크의 플랫폼 사업은 ‘순항’을 거듭하고 있다. 이를 알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인 고객 수를 보면 1분기 기준 카카오뱅크 고객 수는 지난 분기 대비 62만명 증가한 1861만명을 기록했다. 특히 신규 고객 중 40대 이상의 비율은 70%로, 인터넷은행의 고객군이 2030세대라는 통념을 벗어나고 있는 셈이다.
플랫폼 수익성도 개선됐다. 플랫폼 부문 수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8.5% 증가한 253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연계대출 실행액은 4520억원으로 총 누적 대출 취급액은 4조6000억원이었다. 제휴 신용카드 발급도 1분기 신규 5만장을 기록해 누정 41만5000장을 달성했다.
여수신도 큰 폭으로 성장세를 보였다. 1분기 수신 잔액은 전년말 대비 3조153억원 불어난 33조414억원, 여신 잔액은 25조9651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037억원 늘었다. 여신의 경우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잔액이 지난 분기보다 2269억원 늘어난 2조6912억원을 기록했다.
한 풀 꺾인 성장세에…주담대 확대·소상공인 대출로 활로 모색
이처럼 훌륭한 실적을 기록한 카카오뱅크지만 그간 보여주던 성장세는 한 풀 꺾인 모양새다. 카카오뱅크는 2017년말부터 2020년말까지 대출금 연평균성장률(CAGR)이 63.8%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대출 잔액은 27.3% 증가했으며, 카카오뱅크의 올해 여신성장률 목표치는 10%대 중후반으로 더 낮게 잡힌 상황이다.
특히 고신용자 전용 대출을 중단하면서 신용대출 증가세가 크게 줄었다. 1분기 신용대출 규모는 지난해 말 7조9000억원에서 7조4000억원으로 감소했다. 여기에 여신 잔액은 같은기간 1000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투자 전문가들은 이런 카카오뱅크의 1분기 실적을 두고 전망치를 잇달아 하향 조정하는 모양새다. 메리츠증권은 목표주가를 5만3000원에서 4만8000원으로 낮췄으며 교보증권은 기존 5만9000원에서 5만5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43.2% 증가한 668억원으로 당사 추정치와 컨센서스를 각각 13.7%, 10.0% 하회했다”며 “지난 2월 출시한 온라인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초기 성과가 미미한 가운데, 중금리대출 취급 강제의 장단점이 극명하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어 “카카오뱅크는 대출성장률이 가장 중요한 주가의 핵심변수”라며 “카카오뱅크의 1분기 순이자마진(NIM)은 큰 폭으로 개선됐지만 대출성장률은 부진했고 대손비용률은 상승했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뱅크는 증권가의 우려에 대해 주담대·사업자대출로 활로를 찾는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주담대 출시 초기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위해 수도권, 9억원 이하로 제한을 걸었지만, 상반기 내 주담대 지역 확대 및 한도 제한 해제를 준비하고 있다”며 “1분기 이후부터 본격적인 주담대 성장이 시작되면 대출 성장률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라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는 하반기 개인사업자 대상으로 대출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기존 개인신용대출에 집중됐던 포트폴리오를 다변화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