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 고문이 대선 패배 두 달만에 정치 일선으로 복귀하자마자 논란의 중심에 섰다. 민생투어 중 여자아이를 밀쳤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온라인에선 갑론을박이 벌어진 것.
논란이 된 영상은 지난 10일 이 고문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것이다. 이 고문이 인천 계양구 계양동 동양동의 한 식당에서 즉석 연설을 하기 위한 자리로 이동하다가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한 여자아이를 한 손으로 미는 듯한 모습이 담겨 논란이 됐다.
식당에서 만난 아이들과 사진 촬영을 한 이 고문이 현장 즉석 연설을 위해 가게 앞을 나서면서 문 앞쪽에 서 있던 아이를 건물 벽쪽으로 밀며 나간 것.
이에 대해 민주당 측은 “사람들이 몰려 있는 상황이라 보호 차원에서 한 행동”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이 고문의 비서실장인 박찬대 민주당 의원은 11일 SNS에 “제발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식혜를 막걸리 먹방이라고 보도하면서 가짜뉴스가 삽시간에 퍼지더니 이번에는 아이 보호가 밀친 것으로 둔갑하며 또 한 번 가짜뉴스가 판친다”고 말했다.
민주당 인천시당도 논평을 내고 “손 방향과 속도를 보면 작정하고 밀친 것이 아님을 누구나 알 수 있다”며 “어떤 정치인이 국민이 지켜보고, 촬영되는 것을 뻔히 알고 있는데 연설 몇 마디하겠다고 아이를 밀친단 말인가”라고 반박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강하게 비판했다.
김기현 의원은 12일 SNS에 “관종 이재명 후보의 빗나간 언행이 갈수록 국민 밉상”이라며 “경황이 없어서 그랬다라고 사과하면 될 것을 아이의 안전 운운하며 변명으로 일관하는 모습이 참 치졸하다”고 지적했다.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11일 논평을 내고 “이재명 후보의 나쁜 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대선 유세현장에서도 이재명 후보가 정세균 전 총리를 포옹하기 위해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를 밀치는 영상이 퍼지면서 논란이 됐다”며 “궁색한 변명으로 넘어가기 어려운 습관성 밀치기인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 고문의 해명에도 논란은 수그러지지 않는 모양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 고문이 해당 가게에서 안 쓰는 테이블과 빈 술병을 담은 박스를 모아 놓는 협소한 공간에 아이를 밀어넣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이 누리꾼은 “아이를 보호하기 위한 차원”이란 입장과 실제 행동은 달랐다면서 “이 고문이 무의식적으로 아이를 밀쳤던 행동이 자칫 잘못하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판단한다”고 비판했다. 해당 누리꾼은 이 장소에 술병 박스가 놓인 포털사이트의 로드뷰 사진 사진(2022년 2월)을 첨부했다.
다만 실제 해당 가게가 영업을 시작한 이후로 추정되는 2020년 4월부터 올해 2월까지의 네이버, 다음 로드뷰를 살펴 보면 빈 술병 박스나 테이블 등 집기가 매번 이 장소에서만 보관되진 않는 것으로 보인다. 논란이 된 영상에서도 빈 술병 박스가 쌓여있는 모습이 찍히지 않았다. 이 고문에게 밀린 해당 아이가 연설이 시작된 후 이 고문의 뒤를 지나 가게로 다시 들어갔다가 몇 차례 더 이 고문 뒤로 돌아와 휴대폰을 들고 있는 모습도 찍혔다.
온라인에선 “누가 저렇게 보호하나” “아무리봐도 치운 것” “해명이 개그” 등 이 고문의 인성을 지적하는 비판의 목소리와 “단상 아래가 위험해서 뒤로 보내 보호한 것” “이런 걸로 선동한다” “논란을 만든다” 등 ‘억까(억지로 까내리다)’라며 옹호하는 목소리가 엇갈려 나온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